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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와 돼지고기 각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스페샬모듬'.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이 식당은 선짓국과 특수부위가 끝내줍니다." 동행한 부산맛집기행 회원 박남규(39·자영업) 씨가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식당의 단골이라 하더라도 좋아하는 메뉴는 각자 다르리라. 박 씨는 "다른 선짓국은 선지가주재료이지만 이 집은 고기를 다듬다 남은 다른 부위들이 함께 들어있어 국물이 육개장처럼 구수하다"고 입맛을 다셨다. 또 "식당의 공급 형편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종류가 날마다 다른 특수부위도 가격이 좀 세서 그렇지 맛은 좋다"고 했다.
쇠고기 및 돼지고기의 부위와 조리법에 따라 메뉴가 다르다. 쇠고기는 한우등심(1만8000원) 차돌박이(1만5000원) 소불고기(1만4000원) 특수부위(시가). 이밖에 잘게 썬 생고기를 양념에 비벼먹는 육회(3만 원)와 일정 크기의 생고기를 그냥 회로 먹는 육사시미(3만 원)가 있다. 돼지고기는 삼겹살(5000원) 목살(5000원) 항정살(6000원) 가브리살(6000원) 꼬리수육(3만5000원) 등이다. 스페샬모듬(5만 원)은 이 모든 고기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한우등심(1인분) 차돌박이(1인분) 소주물럭(1인분) 과일돼지(3인분·삼겹살 항정살 목살 각 1인분) 돼지갈비(1인분) 등 7가지 고기 7인분에 왕새우와 버섯이 추가된다. 이 중 과일돼지는 과일껍질 등을 주 사료로 먹고 자란 돼지라는 게 동행인들의 설명. 잡냄새가 없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란다. 돼지가 먹는 사료의 종류에 따라 고기맛을 달리 느낄 수 있다는 입맛의 섬세함이 놀랍기만 하다. 맛보기 메뉴는 스페샬모듬으로 정해졌다.
두꺼운 나무판 위에 고기가 부위별로 가지런히 세팅돼 있다. 우선 고기가 제일 얇고 부드러운 차돌박이부터 굽기 시작했다. 살짝만 열을 가해도 도르르 말리며 오그라드는 모양이 먹음직스럽다. 생고기는 참기름이나 양념장보다 굵은 소금에 찍어먹는 것이 제 맛. 참기름 특유의 고소함이 고기와 섞이면 고기 본연의 향취를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한우안심 돼지항정살 목살 순으로 차례차례 불판 위에 올라갔다. 박 씨는 "어른 4명이 먹어도 추가 주문을 낼 필요가 없을 정도의 양이며 많이 못 먹는 사람은 6,7명이 와도 충분하다"고 했다. 사장님이 안거미와 치맛살을 맛보라고 조금 내왔다. 붉디 붉은 고깃살 사이에 얇고 고르게 지방층이 퍼져있다. 이런 고기를 실제 돈을 내고 먹으려면 안거미나 안창은 1인분에 2만2000원, 낙엽이나 치맛살은 1만8000원~2만 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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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대연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온 뒤 부산은행 대연점에서 부산문화회관 방면으로 100m 가량 내려가면 왼쪽에 식당이 보인다. 4인용 테이블이 17개로 꽤 넓은 편이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중무휴. 주차 가능하다.(051)623-2229
◆ 주인장 한마디
- "안거미·안창·치맛살…없는 부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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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해물이 들어가 시원한 된장국. | |
이 집은 고기의 특수부위 맛을 보러오는 손님들이 많다. 먼저 육사시미 재료로 사용되는 우둔살. 소의 엉덩이를 형성하는 부위로 지방은 적고 살코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 육회는 잘게 썰어 양념에 비벼먹지만 육사시미는 한 입 크기로 썰어 생선회처럼 먹는다. 차돌박이는 가슴에서 배 아래쪽에 이르는 양지 부위에서 분리된 살. 지방이 많고 단단해서 씹는 맛이 좋다. 하얀색이 모두 지방은 아니고 상당 부분 연골이다. 그래서 얇게 썰어 구워먹어야 부드럽게 씹힌다. 같은 양지 부위에서 분리된 살이라도 치맛살은 고기결이 다소 거칠고 독특한 맛이 있어 국거리나 구이용으로 쓰인다. 안거미는 간을 받치고 있는 살로 운동량이 가장 적어 부드러운 부위. 안창은 횡경막의 살로 모양이 신발 안창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 사장은 "특수부위는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손님이 오실 때마다 메뉴가 달라질 수 있다"며 "믿을 수 있는 공급처에서 고기를 제공받기 때문에 맛과 품질은 보증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