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부산을 대표하는 식객들 '맛있는 토크' 본문

◆ 맛집♬

부산을 대표하는 식객들 '맛있는 토크'

그루터기 Doodle 2008. 7. 18. 22:48

[맛] 부산을 대표하는 식객들 '맛있는 토크'

 

'짱아' 장은숙씨
'무비' 배기석씨
'걸신' 박성원씨
'사자왕' 조성화씨

지난 10일 부산을 대표하는 '식객'들이 만났다. 맛집 기행 블로그로 소문난 조성화(사자왕), 배기석(무비), 박성원(걸신), 장은숙(짱아)씨가 회·보쌈 전문점인 '금정산'에서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이들 사이버 음식칼럼리스트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한 번 글을 쓰면 손님이 몰려 몇 주간은 아예 그 집에 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정도이다. 하지만 영향력있는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손님이 몰리면 불친절해지기 쉽고 손님들의 기대치가 올라가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험악한 댓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심지어 업소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연락이 온 적도 있단다. 그러면서도 왜 이 일을 할까? "재미있잖아요. 이것도 남들에게 베푸는 일인데…." 이들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맛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맛집 정보는 정보일 뿐이고, 공유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공통 질문을 던졌다.

1. 부산에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점 ①1만원 미만 ②1만∼2만원 미만 ③2만원 이상

2. 블로그에 올릴 때 주로 사용하는 카메라와 음식 사진 잘 찍는 나만의 비법은?

3.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ilbo.com


"여행과 음식은 인생의 비타민" - '짱아' 장은숙씨

'짱아'라는 필명을 쓰는 장은숙(39)씨는 여행작가를 꿈꾼다. 여행은 그에게 힘을 주는 '인생의 비타민'이다.

국내에서는 충청도 일부와 오지마을, 도서벽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을 다 다녀왔다. 그래서 그가 올리는 음식도 여행 가서 먹었던 맛집들인 경우가 많다. 비만 오지 않으면 매주 여행을 떠난다. 그가 쓴 여행정보나 맛집정보를 보고 다녀와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가끔 주인장이 자신을 알아보고 서비스로 음식을 더 줄 때도 즐겁다. 강원도의 한 음식점에서는 평생 단골을 삼아 무료로 음식을 줄 테니 자주 놀러오라는 말까지 들었다. 요리도 좋아해 되도록 밥은 집에서 해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맛집 관련 글을 올리고 나면 꼭 한번 다시 가봐야 직성이 풀려 음식 컬럼리스트 일이 직업처럼 되어간다는 생각이다.

1. ①부산대 근처 한식집 '장터'기장의 '메밀꽃 필 무렵'(장어 조개 새우구이집) ③송정의 레스토랑 '안나 수'

2. '캐논 400D 3', ①식탁에 앉아서 먹는 눈높이에서 음식을 촬영한다. ②뜨거운 김이 나는 음식은 김을 좀 날려보낸 후 찍는다. ③면류는 면을 젓가락으로 집은 사진, 국밥은 수저로 뜬 사진, 쌈을 싸는 음식은 쌈 싸는 장면을 찍어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한다. ④반찬은 가지런하게 정리해 찍는다. ⑤주재료가 잘 보이도록 음식을 세팅한 후 찍는다. ⑥한정식이나 일식처럼 반찬이 많이 나오는 음식은 전체 상차림을 따로 찍는다.

3. 부산에서 가장 비싼 호텔 풀코스 요리, 최고급 궁중요리. http://blog.naver.com/capzzang70

 


"먹을거리 망치는 현실이 싫어" - '무비' 배기석씨

'디지탈 무비'를 줄인 '무비'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배기석(46)씨의 글을 읽다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참새 한 마리가 나타났다. 참새가 귀엽다고 생각하다 갑자기 참새구이가 먹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 귀엽다면서 어떻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그는 분위기가 좋아서, 사람들에 취해서 마시는 주량도 소주 네댓 병, 양주 두어 병에 달할 정도로 두주불사이다.

그에게 음식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맛깔 나는 '친목 촉진제'이다. 자신이 올린 글 뒤에는 꼬박꼬박 '희한한 내 식성 기준'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의 글에는 어쩔 수 없는 고민도 드러난다. 갈비탕을 맛있게 먹고 나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는지. 먹을거리마저 조져버리는 현실이 너무 싫다"고 이야기한다. 맛난 음식 사진과 정겨운 벗들,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을 영원토록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한다. 그래서 가끔씩은 술을 마시고 셔터를 눌러 기억 못하는 흔적들이 카메라 메모리 안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내일은 뭘로 때우나'가 항상 걱정이다. 글을 쓰는 데 재치와 순발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1. ①대동 할매국수 ②주례 사거리 '내 껍데기 돌리도'(술집) ③�(旬·장산역 부근 일식집)

2. '소니 알파 700', 무엇보다 그 음식이 맛이 있어야 한다. 그걸 본인이 마음으로 느끼고 자신이 먹던, 바라보던 그 시선 위치에서 찍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3. 아직 못 가보고 못 먹어본 향토음식이 많아 지역별 특색있는 음식을 먹어보고싶다. http://blog.naver.com/digitalvs

 


"음식 통해 나눈 정이 제일 강해" - '걸신' 박성원씨

'걸신' 박성원(36)씨의 블로그 이름은 '부산에 사는 작은 행복'이다. '걸신(杰神)'은 '굶주려 탐욕스럽다'가 아니라, 음식쪽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존재가 되자는 뜻을 담았다.

박씨는 "일찍 태어났더라면 좀 더 많은 음식 맛을 볼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욕심이 많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릴 적에는 편식이 심했는데 대입 재수를 하던 스파르타식 학원에서 주는 대로 먹다가 입맛이 달라져 이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대학 때 PC통신 시절부터 맛집기행을 해오고 있다. 맛난 음식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소주 2~3병을 먹을 정도로 술도 좋아한다. 음식이란 사람 사이에 윤활유 같은 존재이며, 음식을 통해서 나눈 정은 그 어떤 정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1. ①범전동 히얄리아부대 후문 오뎅집(별도 상호없음)의 오뎅과 스지, 비빔국수 ②대남교차로 근처 '대남포차'의 기본 찬과 함께하는 주꾸미 숙회 ③해운대 신시가지 '젠스시'의 사시미코스

2. '루믹스 DMC-FX07', 먼저 사진 잘 찍는 분의 사진을 많이 보면서 안목을 기르고, 그 다음에 많이 찍어보면서 자신만의 구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3.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큰 고래고기와 개고기. 질 나쁜 냄새 나는 돌고래고기를 맛보고 고래고기의 맛이라고 생각하고 멀리하기 쉽다. 개고기도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먹어봐야 평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고기의 육질은 비교할 수 없이 좋지만 먹고 나면 안 좋은 일이 생겨서 멀리하고 있었다. http://blog.naver.com/unicorns7




"음식, 생명력 불어넣는 에너지" - '사자왕' 조성화씨

지난 2005년부터 '사자왕'이라는 필명으로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조성화(58)씨는 정말로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그가 안 가본 집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운영하는 '부산맛집기행'은 회원 수가 4만9천여명에 달한다.

필명 사자왕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따왔고 맛집 기행은 부모님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시작했다. 가장 보람있었던 일도 부모님으로부터 "아주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라고 한다.

외식하러 다니다보니 너무 정보가 부족해 그때부터 업소의 노는 날, 주차장, 영업 시간 등을 기록하기 시작했단다. 음식은 인간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에너지이며, 나눔으로써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한 번은 한 음식점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시끄럽자 의자 밑에 붙여 소음을 줄이라고 고무판을 직접 사다준 적도 있다. 음식점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 위한 그가 만든 십계명은 두고두고 새길 만하다. '예약하고 명세서를 받는 습관을 기르자. 음식이나 서비스가 좋으면 불러서 칭찬하자. 업소에서 실수하면 한 번은 용서하되 두 번 이상은 용납하지 말자. 인격적으로 대하고 나올 때는 웃는 얼굴로 감사를 표하자.'

1. ①대청동 고궁한정식 ②장전동 기장방우횟집 ③수영 경복루

2. '캐논, IXUS 950 IS', 지난 몇 년간 2만장 가까운 사진들을 찍다 보니 저절로 터득하게 되었다. 하나의 피사체를 한두 장만 찍지 않고 다수로 찍어서 비교 검토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3. 일본 도쿄의 1인분에 24만원하는 스시. http://cafe.daum.net/pusangoodfood



 

/ 입력시간: 2008. 06.19.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