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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가는 부산맛집] 대연동 경성대 스파게티 전문점-'카페 일리'

그루터기 Doodle 2007. 7. 21. 18:07

[몰래가는 부산맛집] 카페 일리
담백한 소스 일품…크림 스파게티 맛보세요


 

             * 카페 일리의 인기 메뉴인 알프레도 스파게티. 소스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사진=서순룡 기자 seosy@kookje.co.kr

 

언젠가부터 우후죽순 생겨난 음식점이 있다. 바로 스파게티 전문점.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의외로 괜찮은 맛을 내는 스파게티 집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천편일률적으로 밍밍한 맛을 내는 집이 많아 실망하기 일쑤다. 부산 맛집기행 회원들이 추천한 경성대 앞 '일리'는 맛도 가격도 '착하다'기에 여름 장맛비를 뚫고 경성대 쪽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손님들이 꽤 많다. 금연석은 꽉 차서 할 수 없이 흡연석에 자리를 잡고 직원이 내주는 메뉴판을 훑어봤다. 대학가라 그런가 가격이 여느 스파게티 전문점의 3분의 2수준이다.

일단 스파게티나 볶음밥 등 주 메뉴를 시키면 샐러드와 옥수수빵이 먼저 나온다. 샐러드는 양상추 치커리 당근 비트 등 아삭아삭한 채소와 매콤 달콤 새콤한 발사믹 소스가 잘 어우러져 주메뉴 먹기 전 입맛을 돋운다. 옥수수빵은 상큼한 요구르트 소스와 함께 나오는데 빵이 촉촉하면서도 담백하다. 스파게티와 옥수수빵이라니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로 마늘빵보다 궁합이 맞다. 스파게티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다. 참고로 캐모마일을 살짝 탄 깔끔한 물을 제공한다.

이 집이 유명해진 건 바로 크림 소스 스파게티 때문이다. 크림 스파게티는 대부분 느끼해서 맛있다고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맛집기행 회원들은 이 집 크림 소스에 유독 후한 점수를 준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맛있다고 소문난 알프레도 스파게티. 우윳빛 소스에 새우와 브로컬리가 곁들여져 있다. 처음 소스를 맛보는 순간 부드러운 크림 수프가 떠오른다. 소스가 그리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고소하고 탱탱한 면발과도 잘 어울린다. 소스와 함께 곁들여진 브로컬리는 아삭하고 새우도 쫄깃하다. 진하면서도 부드럽고 물리지 않는 맛, 사람들이 칭찬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반면 같이 주문한 봉골레 스파게티는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와인과 모시조개로 맛을 냈는데 짠맛이 강해 거의 반 이상을 남겼다. 나중에 물어보니 모시조개에서 나오는 짠맛 때문에 가끔 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할 때가 있다고. 봉골레를 선택할 땐 미리 짜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해야 할 것 같다.

볶음밥 중 인기메뉴는 치킨 도리아.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볶음밥 위에 쫀득한 피자 치즈가 풍성하게 얹어져 있다. 닭고기로 우려낸 육수에 고춧가루와 각종 야채를 넣어 밥을 볶아 맛을 냈다.

식사를 다하면 다시 메뉴판을 내준다. 다양한 커피와 허브차를 디저트로 주문할 수 있다. 커피 위 하얀 거품으로 하트 곰 토끼 모양을 살짝 그려주는 카프치노, 달콤한 카라멜 마끼아또, 향긋한 로즈마리 등 모두 정성들여 나오는 후식이라 기분좋게 대접받는 느낌이다.

이 집은 이탈리아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온 양재현 씨와 경영학을 전공한 김선오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양 씨는 주방에서 요리를 맡고 김 씨가 가게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마침 양 씨가 자리를 비운 터라 김 씨가 음식을 소개했다. 그는 "크림소스 스파게티는 담백한 맛을 내기 쉽지 않다"며 "버터 등 신선한 재료로 정성스레 요리를 만들어 느끼한 맛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토마토나 크림 소스 외에 올리브유 참치 스파게티도 추천했다. "올리브유 스파게티는 스파게티 본연의 맛을 깔끔하게 느낄 수 있어요. 꼭 도전해보세요."

주방 직원인 채성진 씨도 "일리의 음식은 기본적으로 이것저것 많이 넣기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고 거들었다. 피클도 통조림 대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직접 담근다고.

앞으로 가게 이름을 '깐쏘네'로 바꿀 예정인 '일리'는 저렴한 가격에 수준있는 스파게티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다만 몇몇 요리는 좀 짜고 손님이 많아 약간 소란스러운 점은 아쉽다. 스파게티 7000~9000원 선. (051)625-7933
 

○ 찾아가는 길
대연동 경성대 맞은편 부경대 가는 길가. 미스터 피자 건물 8층.

○ '부산 맛집 기행' 회원들의 20자 평
#크림 스파게티 '강추'. 까르보나라는 소스가 진해요.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더치 커피도 좋아요.
#다양한 메뉴의 디저트 좋아요. 다만 가끔 음식이 짤 때가 있어요.

 

 

ⓒ 국제신문(www.kookje.co.kr), 글=김경희 기자 kyungk@kookje.co.kr

입력: 2007.07.19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