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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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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Doodle 2009. 9. 16. 02:10

 

[맛기행 / 전북] 부안군, 장성군, 고창군, 정읍시

▶ 궁항 신용횟집(부안군 변산면/ 생선회)

김제, 부안 근처에서 돌아 다니는 관광버스들은 대개가 변산반도 관광객들을 태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변산반도에 자리한 변산, 언포 등의 해수욕장과 채석강엔 사람들이 늘 득실거린다. 하지만 격포에서 5분만 차를 타고 움직이면 그 소란스러움이 어디로 사라졌을까 의아할 정도로 한적한 궁항이 나온다. 여기서 서해안 낙조를 감상하며 회를 맛보면 어떨까. 초봄까진 감성돔이 한창이고, 여름에는 농어회(6만원)도 괜찮다. 뻘 밭의 깊은 맛을 지닌 꽃게, 낙지, 백합 등을 회나 탕으로 먹는 것도 좋다. (063) 582-8911

*찾아가는 길: 변산에서 격포 채석강을 지나 약간 더 들어가면 궁항이라는 마을에 있다.

▶ 계화회관(부안군 부안읍/ 백합죽)

백합조개의 명산 부안. 백합조개의 ‘백합’은 조갯살이 백옥같이 하얀 데서 따왔다고 한다. 백합조개란 이름 대신 생합, 대합, 화합, 문합, 무명조개 등으로도 부른다. 계화회관에는 구이, 찜, 탕 등 다양한 백합 요리가 있지만 이 집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 뭐니뭐니 해도 백합죽(5000원)이다. 부안 명산인 계화미와 백합을 넣어 보들보들하게 죽을 잘 쑨 후에 김과 깨를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을 가미했다. 맛있는 쌀과 맛있는 조개가 만난 담백한 백합죽은 속을 든든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아침식사나 숙취를 없애는 해장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063) 584-3075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과 종로약국 사잇골목으로 현대장 여관 바로 옆이다.

▶ 서해 조개한마당(부안군 부안읍/ 백합요리)

동해나 남해에서도 백합이 나지만 부안 백합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부안 백합은 싱싱하면서도 졸깃하고 개운하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부안 백합만 골라서 사간다고 한다. 질기기만 한 중국산 백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아한 맛이 난다. 그중에서도 백합의 귀족같은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집이 서해 조개한마당이다. 백합을 날로 먹은 후에 들이키는 백합 국물의 짭짤함은 바다 맛의 극치다. 매운 고추를 넣고 맑게 끓인 백합탕, 호일로 싸서 싱싱한 맛이 살아나도록 쪄낸 백합찜도 맛있다. 가을철에는 전어회덮밥도 좋다. (063) 583-4142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 사거리 근처 구 수협 앞에 있다.

▶ 정읍식당(장성군 북하면/ 산채정식)

내장산이 북으로 내장사를 끼고 있다면 그 못지 않은 절 하나가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니, 그게 바로 백양사다. 내장사 못지 않은 봄, 가을 풍경을 자랑한다. 정읍식당의 밥상은 특정식(1만원)이나 산채정식(8000원) 모두 괜찮다. 풍기는 향만으로도 취할 듯한 두릅, 봉긋하게 뚝배기에 솟아오른 계란찜, 먹기 힘들지 않게 적당히 삭힌 홍어, 봄철에 염장을 해둔 죽순, 된장찌개, 낙지, 도라지, 더덕, 우렁, 미나리, 생취나물, 고사리, 해파리냉채 등 상차림이 푸짐하다. 밥을 듬직하게 먹고나서 백양사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신선한 공기가 가슴 속에 담긴다. (061) 392-7427

*찾아가는 길: 백양사 사하촌에 있다.

▶ 초야식당(장성군 장성읍/ 장어구이)

초야식당 장어구이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 마디로 장어구이의 명가다. 장어구이(일인분 1만3000원) 맛의 비결은 양념에 있다. 꿀, 인삼, 계피, 감초, 양파, 대파, 마늘, 고추 등 23가지 재료가 들어간 양념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복잡 미묘한 양념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맛을 낸다. 힘이 쌩쌩한 ‘청년기’ 장어를 고르는 주인의 눈썰미도 맛에 한몫을 더하는 요소다. 장어구이를 먹기 전에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그 중에서 압권은 피리조림이다. 식어도 비릿하지 않고 매콤 짭잘한 양념 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제1회 남도 음식축제 대상을 수상한 집이다. (061) 393-0734

*찾아가는 길: 장성읍에서 장성댐 가는 길로 6km 정도 가면 하와이 모텔 근처에 있다.

▶ 오산식당(고창군 고창읍/ 백반)

남도 백반이란 대충 나오는 듯 하지만 엄청나게 잔신경을 쓴 밥상이다. ‘밥 주세요’란 한 마디에 차려내온 백반 한 상에 여행길 피로가 싹 풀린다. 구수한 된장찌개, 고춧잎과 무말랭이를 넣은 집장, 얼큰한 김치찌개, 백김치, 오이지, 마늘쫑, 깻잎, 느타리버섯, 김, 꽈리고추, 양파장아찌, 새우, 미나리, 김치, 애호박, 도라지, 이렇게 한 상을 차려놓고 달랑 4000원만 받는다. 메뉴에 5000원 짜리 백반이 있지만 배가 불러 더 시켜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게 아쉽다. 굴비의 고장 법성포에서 가까운 덕에 제대로 된 굴비를 큼직한 걸로 한 마리 얹어놓고 반찬을 몇 가지 더 올려놓으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굴비정식 (1만5000원)이 된다. (063) 562-9595

*찾아가는 길: 고창읍 기능대학교 맞은 편에 있다. 오산주유소 옆집.

▶ 선운사 산장회관(고창군 아산면/ 장어구이)

선운사 사하촌은 온통 장어 굽는 냄새다. 흔히 얘기하는 풍천 장어다. 자연산 장어는 너무 비싸지만 양식 장어도 양념을 제대로 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고창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동네 장어집들은 고추장 양념을 발라가면서 장어를 굽는다. 달착지근하고 매운 맛이 특징인데 빨리 물려 많이 먹기에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선운사 동백꽃 구경도 좋지만 풍천장어의 풍미를 맛보지 못한다면 선운사 구경은 다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침 무렵의 백반정식 한상도 듬직한 한 끼 식사다. (063) 562-1563

*찾아가는 길: 선운사 사하촌에 있다.

▶ 대일정(정읍시 태인면/ 참게장백반)

예전에는 흔했던 참게장이 이제는 천금을 주고도 얻어먹기가 힘들어졌다. 참게가 보기 힘들어졌다는 건 그만큼 강물이 오염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양식 참게만 많아졌다. 그 덕택에 참게장백반(1인분 1만원)은 가격이 내렸다. 참게를 자베기에 넣고 흙을 뱉어내게 하면서 물을 계속 갈아준 후, 게딱지 속에 생강 마늘 등을 넣고 그 위에 조선간장을 붓는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서 참게 속에 장맛이 잘 배어들도록 한 후 그늘진 곳에 한 달쯤 뒀다가 먹는 게 참게장. 참게장백반을 시켜도 한 사람당 한 마리가 안 돌아가는 걸 알고 주문할 것. (063) 534-4030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태인 IC에서 빠져서 태인파출소 바로 옆에 있다.

 

[맛기행/ 전남] 순창군, 곡성군, 구례군, 순천시

▶ 우정식당 (순창군 순창읍/ 삼계탕)

큼지막한 뚝배기를 꽉 채울 정도로 큰 닭을 팔팔 끓인 삼계탕(8000원)은 장정 한 사람이 1인분을 해치우기 힘들 정도다. 녹각, 인삼, 대추, 밤, 마늘 등 삼계탕에 들어간 내용물들도 하나같이 큼직큼직하다. 삼계탕 뚝배기를 다 비우고 나면 녹두죽이 나온다. 고추장의 고장 순창답게 우정식당에서도 고추장, 된장을 많이 담가둔다. 투박한 된장과 달콤한 고추장 맛은 일품. 그냥 밥과 고추장만 먹는 것으로도 입맛이 돈다. 한정식(8000원)은 푸짐한 반찬에 더덕, 마늘, 무, 오이 등 장아찌들이 곁들여진다. (063) 653-2627

*찾아가는 길: 순창 버스터미널 대각선 방향에 큰 길가에 있다.

▶ 남원집 (순창군 순창읍/ 한정식)

남원에서 시집 와 순창에서 식당을 연 지 40년 가까운 세월. 남원집 한정식 상은 주인 할머니의 나이만큼이나 연륜과 맛이 들었다. 한정식(6만원) 상을 받으면 무려 70여 가지 반찬이 한 상에 올라오는데, 가짓수에 비해 상 크기가 작아 두 겹으로 차곡차곡 포개져 나온다. 반찬을 종류별로 하나씩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지경이니 직접 가서 그 풍성함을 눈으로 느껴보시기 바란다. 자주 온 사람들은 아예 음식이 남을 걸 대비해서 빈 그릇을 갖고 와서 싸간다고 한다. (063) 653-2376

*찾아가는 길: 순창 현대병원 바로 맞은 편 골목 안에 있다.

▶ 동원식당 (구례군 구례읍/ 산채백반)

지리산으로 올라가는 관문인 구례의 동원식당은 한정식 (7000원)으로 오랜 명맥을 잇고 있는 집이다. 사실 한정식이라고 하기보다는 산채백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할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동원식당의 한정식 상에는 산나물 냄새가 푸르게 묻어난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시원하면서도 쌉싸름하고 향이 강한 더덕 맛에 빠져 다른 반찬은 쳐다보지도 않고 밥 한 그릇을 비웠다. 된장찌개, 생선구이, 돼지불고기 등 스물댓 가지의 반찬이 펼쳐지는 밥상에 지리산 깊은 골의 맛이 남아 있다. (061) 782-2221

찾아가는 길: 구례 우체국 후문 앞에 있다.

▶ 가든산장 (곡성군 죽곡면/ 은어회)

곡성에서 구례구역까지 이어지는 17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그 길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아름다운 압록유원지가 있다. 맑은 강물을 바라보며 먹는 은어회와 참게매운탕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지금은 거의 다 양식이라 자연산 은어에서 나는 수박향까지 맡을 수는 없지만 깨끗한 섬진강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압록의 은어회다. 은어회로 입맛을 개우고 참게매운탕을 먹는 것도 푸짐하다. 맛있는 참게는 노란 알(실제는 알이 아니라 내장)을 깨물면 뭐라 설명하기 힘든 꽃 같은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진다. 입맛의 사치다. (061) 362-8343

*찾아가는 길: 곡성에서 구례 쪽으로 가다보면 압록유원지가 나온다. 압록교를 넘자마자 우회전하면 강변에 있다.

▶ 석곡식당 (곡성군 석곡면/ 돼지불백)

여수와 순천에서 올라오는 트럭 운전기사들의 돈을 긁어 모았다는 돼지불백(6500원)의 명가. 남도에도 이름난 기사식당들이 몇 있는데, 그런 종류의 집 중 가장 원조다운 집 중 하나라고 보면 맞다. 갖은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굽는데, 부엌에서 굽는 냄새가 풍겨오며 배고프게 만든다. 껍질과 비계까지 잘 붙어 있는 돼지고기는 생김새부터가 먹음직스럽다. 불고기 양념은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이다. 남해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리는 바람에 이제는 한적한 마을이 되었고, 손님도 예전같지 않지만 돼지고기 맛과 양념 맛을 보면 충분히 그 내력을 알 수 있다. (061) 362-3133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석곡으로 빠지면 석곡파출소 건너편에 있다.

 ▶ 투가리추어탕 (순천시 풍덕동/추어탕)

투가리란 남도에서 뚝배기를 뜻하는 사투리다. 무거운 뚝배기에 하나 가득 채워서 나오는 추어탕이 국물만 언 듯 봐도 진해 보인다. 미꾸라지를 잘 갈아 넣은 국물에 다진 고추와 젬피가루를 넣어서 먹는다. 조심해야 할 점은 고추가 미치도록 맵기 때문에 양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젬피가루도 산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초보다 훨씬 향과 맛이 강하다. 씹는 맛이 좋은 시래기와 혀에 약간씩 걸리는 추어, 고추와 젬피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 투가리추어탕은 강한 추어탕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061) 742-0862

*찾아가는 길: 풍덕동 당산나무 놀이터 바로 옆에 있다. 주택가 안이므로 찾기가 좀 힘들다. 전화 문의하는 게 편할 듯.

 

 

[맛기행 / 전남] 여수시, 보성군, 담양군

▶ 잠수기회타운 (여수시 국동/ 생선회)

늦봄부터 가을까지 여수 인근을 휩쓰는 회는 ‘하모’다. 여수 지방에서는 갯장어를 일본 말인 하모로 부른다. 갯장어는 잘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회(2만5000원)가 일품이다. 넓적하게 포를 뜬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잠깐 담갔다가 꺼내 먹는 샤브샤브식의 유비끼(2만8000원)도 맛있다. 갯장어 뼈와 대가리를 푹 고아서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갯장어 맛이 일품이다. 잠수기회타운은 대형 식당이라 다양한 횟감들이 많다. 갯장어가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회를 선택할 수 있다. 뻥 뚫린 창가에 앉아 여수항을 내려다보는 낭만도 있는 집이다. (061) 640-20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소경도 선착장 나루터가 있는 국동 어항단지 안에 있다.

▶ 칠공주장어탕 (여수시 교동/ 장어요리)

이른 아침부터 여수 사람들의 술독을 달래주는 장어탕 한그릇으로 유명한 집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에 후추를 뿌려서 톡 쏘는 느낌이 좋다. 기름지고 두둑한 장어탕뿐 아니라 장어 내장을 듬뿍 넣은 내장탕 맛도 좋다. 이 집에선 아나고(붕장어)를 재료로 쓴다. 숯불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냄새와 연기가 싫은 사람은 아예 주방에서 구워달라고 해도 된다. 장어 맛도 좋고 양념 맛도 일품이다. 식당 주인네가 딸만 일곱이라 칠공주식당이라고 한다. (061) 663-15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교동 광주은행 뒤쪽 장어탕 골목 안에 있다.

▶ 구백식당 (여수시 중앙동/ 서대회)

납짝하고 길쭉하게 생긴 여수의 명물 ‘서대’를 회로도 먹고, 조려서도 먹는다. 구백식당은 서대회로 유명한 집이다. 막걸리 식초와 새콤, 달콤, 매콤한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서대회는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을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두사람이 1인분(1만원)을 시켜 밥에 비벼 먹어도 좋다. 여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풍생이 구이를 서대회와 곁들이면 여수의 전통적인 재료와 음식들을 다 맛보는 셈이다. 구백이라는 상호 그대로 전화번호도 구백번이다. (061) 662-0900

*찾아가는 길: 여수 중앙동로터리 천일약국 바로 뒤에 있다.

▶ 명신식당 (여수시 중앙동/ 낙지볶음)

낙지볶음 한 가지 메뉴만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낙지는 힘이 좋고, 맛은 찰지고 쫄깃쫄깃하다. 오랫동안 낙지볶음(2인분 기본 1만6000원)만 해온 덕에 주방에서 내온 볶음 재료가 손님의 입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모든 움직임이 매끄럽다. 매운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울려 적당한 담백하다. 까만 후라이팬에 올라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보면 사람들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든다. 불에 달궈진 뜨끈뜨끈한 낙지를 그냥 떠먹어도 되고, 밥에 얹어서 비벼먹어도 된다. (061) 662-3990

*찾아가는 길: 여수 외환은행 바로 뒤편에 있다.

▶ 한길로회관 (보성군 보성읍/ 전어회)

한길로회관은 군 단위 중심지의 유명 식당답게 한정식을 비롯해 모든 음식을 다 한다. 전어로 유명한 보성답게 가을이 오면 맛있는 전어가 상에 오른다. 새벽부터 시장에서 통통한 전어를 사다가 매콤한 양념에 회를 무치거나 구워서 내놓는다. 전어 내장은 다 끄집어내서 보성 명물 돔베젓을 담근다. 전어구이 하나만 올라가도 밥상이 풍성해진다. 전어를 구운 후 양념장을 살짝 발라서 내오는데, 한 군데도 버릴 게 없을 정도로 머리까지 쪽쪽 빨아 먹어도 된다. (061) 852-3281

*찾아가는 길: 보성읍내 경찰서 옆에 있다.

▶ 행낭횟집 (보성군 회천면/ 전어회)

가을 전어, 가을 바다를 동시에 만끽하려면 율포를 찾아가는 게 어떨까. 해수욕장 때문에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을철 율포는 고요하고 한적한 바닷가다. 행낭횟집은 율포에서만 40년 가까이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집. 빨간 양념에 무쳐내오는 전어회 맛이 고소하다. 전어회를 밥 위에 얹어 내오는 걸 여기선 회덮밥 대신 전어회비빔밥이라 한다. 회천면에서 나는 쪽파는 맛있기로 유명한데, 맵고 강한 맛이 살아 있는 쪽파김치까지 곁들이면 더 바랄 게 없다. 근처에 해수온천탕이 있어 뜨끈한 물에 몸을 한 번 담그고 오는 것도 좋다. (061) 852-8072

*찾아가는 길: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에서 면사무소를 찾으면 그 옆에 있다.

▶ 국일식당 (보성군 벌교읍/ 백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였던 벌교. 벌교읍내에서 백반을 전문으로 30년 이상 상을 차려온 집이다. 5000원, 7000원, 1만원짜리 백반상이 있다. 남도의 백반집답게 서너가지 젓갈은 기본이다. 보성 특산 전어속젓, 토하젓, 대구아가미젓, 바지락젓 등이 철따라 올라온다. 생선매운탕, 양태찜, 굴비구이, 홍어찜, 해물전, 쭈꾸미불고기, 새우찜, 게장 등 다양한 요리가 입맛을 돋우는 집이다. 그때그때 나오는 반찬이 달라지니 여기 쓴 것말고 다른 반찬이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보시길. (061) 857-0588

*찾아가는 길: 벌교 남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다.

▶ 벌교우렁집 (보성군 벌교읍/ 우렁회) (061) 857-7613

노총각이 우렁색시를 구하는 것도 아니건만 우렁이 회를 먹기 위해 벌교까지 달려가 볼 만한 집이다. 외제 우렁이를 쓰는 다른 곳과는 달리 오로지 토종 우렁이만 고집해 쓰는 곳이다. 우렁이를 먹다 보면 입 안에서 잔모래처럼 사각사각 씹히는 게 느껴지는 데 그게 바로 우렁이 새끼들이다. 살모사처럼 어미를 파먹으면서 자라는 것이다. 진한 모성애에 울고, 우렁이 맛에 웃는다. 야채와 함께 무친 우렁회(1만5000원, 2만5000원)나 구수한 우렁이된장국(6000원) 모두 맛이 좋다.

*찾아가는 길: 벌교 읍내 홍교 근처에 있다.

▶ 전통식당 (담양군 고서면/ 한정식)

5년 묵은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불행하게도 이집 자랑거리인 5년 묵은 김치는 다 떨어졌고, 이제는 3년 묵은 김치만 남아 있다. 하지만 김치 맛이 일반 김치와는 격이 다르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반찬들도 맛있다. 젓갈과 장아찌, 참게장, 두릅, 머위, 쇠고기 산적, 계란찜, 병어조림 등 40가지 정도의 반찬이 화려하다. 남도 한정식 집은 대개 기본 상이 4인부터 시작되지만, 이 집은 두 사람도 단출하게 상을 받을 수 있다. 1인분 2만원. (061) 382-3111

*찾아가는 길: 무등산 뒤편 광주댐 근처 소쇄원 가는 길에 있다.

▶ 민속식당 (담양군 담양읍/ 죽순요리)

죽순은 봄날의 나른한 입맛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매년 봄비가 내리고 나면 우후죽순 올라오는 햇죽순을 대량으로 사서 염장 보관, 일년 내내 싱그러워 보이는 죽순을 내온다. 물에 담가 아릿하고 떨떠름한 맛을 뺀 죽순을 쇠고기 생안심과 함께 무친 게 죽순육회 (1만8000원). 죽순회(1만원)는 죽순과 우렁이, 풋고추, 오이 등을 넣고 매콤달콤새콤하게 무친다. 어느 걸 먹어도 시원하고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온 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원래는 ‘민속의 집’이었으나 간판을 새로 바꿔 달았다. (061) 381-2515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신식당 (담양군 담양읍/ 떡갈비)

떡갈비는 광주나 해남 등 남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떡갈비 하나를 제대로 만들려면 귀찮을 정도로 잔손이 많이 간다. 갈비에 붙어 있는 살만 발라서 채를 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다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구워낸다. 담양은 특히 떡갈비 집이 많다. 부드럽고 고소한 떡갈비를 간판 메뉴로 내건 신식당은 초벌구이를 한 떡갈비를 잔불에 따뜻하게 해가면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2~3년간 남도음식축제에 가면 담양의 대표선수로 참여하는 식당이다. (061) 382-9901

*찾아가는 길: 담양 읍내 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덕인갈비 (담양군 담양읍/ 불고기)

남도로 식도락 여행을 떠날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담양이다. 워낙 손맛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라 어느 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덕인갈비도 신식당과 더불어 담양 떡갈비의 양웅이라 할 만하다. 떡갈비(1인분 1만2000원)를 만드는 아줌마들의 손놀림이 바삐 돌아간다. 품질 좋은 죽향한우에 간장, 양파, 배 등 야채와 과일로 맛을 낸 장터불고기(한 근 2만4000원) 맛도 일품이다. 국물 없이 구운 바싹불고기의 맛이 이름 그대로 장터에서 구워먹는 것 같다. (061) 381-3991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맛기행 / 전남] 무안, 나주, 영암, 목포, 해남

▶ 사창짚불구이(무안군 몽탄면/ 삼겹살구이)

부산 기장 쪽에 가면 짚불 꼼장어구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집 대표 메뉴는 짚불에 구운 삼겹살구이다. 삼겹살(6000원)을 주문하면 주인 아주머니가 미리 석쇠에 가지런히 쟁여둔 삼겹살을 짚불에 화르륵 불을 붙여 순식간에 구워낸다.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짚불의 강한 화력 때문에 드문드문 약간씩 탄 삼겹살이 오히려 더욱 고소하다. 석쇠 사이로 기름기가 빠지면서 고기 맛은 더 쫄깃쫄깃해진다. 호남선 기적소리를 들으며 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다. (061) 453-7778

*찾아가는 길: 무안군에서 호남선이 지나가는 사창역을 찾으면 그 가까이 있다.

▶ 나주곰탕 하얀집(나주시 중앙동/ 곰탕)

언제부턴가 나주곰탕이라는 말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지금 주인의 할머니가 장터에 나가 국밥을 만들어 팔던 게 지금의 나주곰탕이 됐다고 한다. 출가한 딸들도 외지에서 곰탕집을 경영하고 있으니, 4대째 곰탕 역사가 이어진다. 식당에 들어가 그냥 ‘탕 하나요!’ 하고 외치자 양지, 사태, 머리곡 등을 푸짐하게 넣어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양이 많은 곰탕(5000원)이 순식간에 나온다. 언제 가든지 항상 가마솥에 펄펄 끓고 있는 곰탕을 볼 수 있다. 뜨끈뜨끈한 곰탕 국물 위에 계란 지단과 파, 고춧가루를 살짝 얹은 게 시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061) 333-4292

*찾아가는 길: 옛 나주군청(현 시의회) 앞에 있다.

▶ 쌍둥이가든(영암군 삼호면 / 짱뚱어탕)

쌍둥이가든 메뉴는 짱뚱어탕과 추어탕 두 가지뿐이다. 두 가지 음식 모두 주재료인 짱뚱어나 미꾸라지를 갈아 끓인 탕이다. 원래 모양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푹 삶은 후 체에 걸러서 형체가 보이지 않도록 간다. 그런 다음 푹 끓여 진국으로 먹으면 된다. 국물은 배추우거지를 넣어 매콤하게 끓였다. 발간 국물이 보기에도 얼큰해 보인다. 갯벌에 가면 기다가 뛰다가 하면서 마치 네발 달린 짐승처럼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게 있는데, 바로 짱뚱어다. (061) 462-5637

*찾아가는 길: 목포 영산강 하구둑에서 영암 쪽으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오른쪽 대로변에 있다.

▶ 호산회관(목포시 용당2동/ 낙지요리)

‘세발낙지’의 고장 목포에서도 호산회관은 낙지 요리에 관한 한 첫손에 꼽히는 집이다. 낙지 요리라면 뭐든지 있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메뉴만 주욱 읊어봐도 낙지를 조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다. 세발낙지(한 마리 3500원), 낙지데침(3만원), 낙지다짐 외에도 낙지구이(1만5000원), 낙지초무침(1만 5000원), 낙지볶음, 낙지즉석전골, 낙지돌판구이, 낙갈(낙지ㆍ갈비)대하찜, 낙지산적, 연포탕, 불낙(불고기ㆍ낙지)전골, 낙지덮밥, 낙지비빔밥, 낙지죽까지 없는 게 없다. 입에 쩍쩍 들러붙는 싱싱한 놈들을 참 잘도 골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낙지 외에 일식 사시미도 한다. 가끔씩 새로 개발한 낙지 요리를 먹는 건 호산회관에 가는 즐거움이다. (061) 278-0050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삼호광장 근처에 있다.

▶ 영란횟집(목포시 중앙동/ 민어회)

여름철 민어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영란횟집은 민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민어 맛 하나만큼은 으뜸이다. 냉장고 안에는 항상 20~30명은 달라붙어야 먹을 정도로 큰 민어가 몇마리씩 드러누워 있다. 그 큰 민어를 통째로 잡으니 부드러운 맛부터 쫄깃쫄깃한 씹는 맛까지, 몸통에서 꽁지까지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다. 민어의 다양한 부위와 껍질이 붙어 있는 뱃살까지 함께 나오는 민어회 한 접시가 메인 디쉬다. 여기에 민어껍질, 부레, 양념한 민어뼈 등이 나온다. 회를 다 먹고나면 민어매운탕이 나온다. 다른 회도 있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 민어 외에 달리 무엇을 먹으랴. (061) 243-7311

*찾아가는 길: 목포시 초원관광호텔 바로 앞에 있다.

▶ 선창횟집(목포시 금동2가/ 준치회)

굳이 ‘썩어도 준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준치 맛의 달고 보드라움을 아는 사람은 안다. 선창횟집은 준치를 남도풍으로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잘 무쳐서 준다. 얇게 포를 뜬 준치회, 각종 야채를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준치회무침이 맛있다. 대접에 밥 한 공기를 엎어 넣고, 준치회무침에 쓱싹 비벼 먹으면 매콤한 준치비빔밥이 된다. 준치는 봄에 나온 걸 급랭시켜 두었다가 녹여가면서 무침으로 쓴다고 한다. 봄철에는 싱싱한 준치를 회로 먹을 수도 있다. 다른 횟감으로는 병어회가 있다. 병어 역시 목포쪽 물이 좋은데, 씹을수록 달콤한 여운이 남는 회다. (061) 244-3708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신안군 교육청 바로 옆에 있다.

▶ 백포식당(해남군 해남읍/ 생선조림)

백포식당은 맵고 맛있는 생선찜(8000원)을 내놓는 집이다. 찜용으로는 주로 갈치, 서대, 조기 등을 쓴다.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통통한 갈치를 먹음직스럽게 졸인 갈치조림은 간간하고 매콤한 맛이다. 갈치는 물론 양념이 푹 배어든 무를 베어먹는 맛도 좋다. 바다가 가까운 동네답게 젓갈 맛이 싱싱하다. 해남의 명물 토하젓을 필두로 조개젓, 전어속젓, 황새기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젓갈만 곁들여도 밥맛이 난다. 백반을 먹듯 편하게 밥을 먹기에 좋은 집이다. (061) 536-3449

*찾아가는 길: 해남 버스터미널에서 약간 내려가면 한국통신 바로 앞에 있다.

▶ 장수통닭(해남군 해남읍/ 닭 한 마리)

간판에는 ‘통닭집’이라 써놓았지만 보통 통닭집을 떠올리면 안된다. 친구가 “해남에 간 길에 장수통닭집에 들러 닭 한 마리 잡아달라고 청하면 아주머니가 뒷산에서 풀어 기르는 큼지막한 토종닭 한 마리씩 잡아와서 요리를 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 속아 갔던 집이다. 친구의 허풍에 넘어간 셈이지만 남도적이고 토속적인 닭 맛 하나는 최고였다. 닭 한 마리(3만원)를 주문하면 닭 육회를 필두로 닭불고기, 닭찜, 닭죽을 차려내온다. 한 마리만 주문해도 어른 네명 정도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닭이 크다. (061) 535-1003

*찾아가는 길: 해남읍내에서 대흥사 가는 길목에 있다.

 

 

[맛기행 / 부산시] 동래구, 수영구, 부산진구, 남구…

▶ 동래할매파전(동래구 복천동/ 해물파전)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 간다’는 말이 있다. 항도 부산의 다채로운 해산물과 맛있는 기장 파의 시원함이 만나 동래파전의 명성을 얻어냈다. 잘 달아오른 기름기가 흐르는 번철(검은색 네모난 철판)에 찹쌀과 쌀가루 반죽, 그 위에 조개, 굴, 쇠고기와 파 등 고명을 얹어서 지진다. 서양식 피자보다 부드럽고 졸깃하다. 푸짐한 장터 인심이 묻어나듯 듬뿍 올려놓은 고명 맛이 파전(1만5000원, 2만원) 맛의 핵심. 예전에는 제일식당이라는 상호로 간판을 달았다가 동래파전의 원조격인 식당답게 상호를 바꾸었다. (051) 552-0792

*찾아가는 길: 동래구청 옆 한빛은행 골목 안에 있다.

▶ 옥미아구찜(수영구 망미2동/ 아구찜)

망미동 일대를 아귀찜 골목으로 만든 부산 아귀찜의 명가. 음식 맛을 본 손님들 표정을 보면 ‘전국 제일의 맛’이라는 주인 자랑이 허풍 같지만은 않다. 냉동 아귀밖에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 있는 아귀의 육질이 얼마나 다른가를 느껴볼 수 있다. 부드러운 살, 쫄깃쫄깃 씹히는 내장, 부위마다 씹는 맛도 다 다르다. 매콤한 양념에도 고추나 마늘만 넣은 게 아니라 해산물을 넣었다. 그래선지 톡 쏘는 이집 아귀찜(1만5000원부터)에선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051)754-3789

*찾아가는 길: 양정로터리에서 수영로터리 쪽으로 가다 고가에서 좌회전, 토곡 방면 100m 정도 거리에 있다.

▶ 가야밀면(부산진구 가야동/ 밀면)

‘빨리 주이소~’. 사람들이 우두커니 앉아 밀면(냉국수의 일종) 한 그릇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급하기로 소문난 ‘부산 싸나이들’의 성질을 밀면 맛 하나로 꽉 잡아버린 곳이다. 문을 열기 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물론 먼저 온 사람부터 밀면을 내오지만 주는 사람 마음대로이니 괜히 ‘빨리 달라’고 재촉해 밉보일 필요는 없다. 40년 전부터 손님들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길들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씹으면서 뚝뚝 끊어지는 면발과 밀면 말던 할머니가 개발했다는 육수 맛도 일품이다. 한번 맛을 들이면 영원히 중독될 것 같다. (051) 891-2483

*찾아가는 길: 동의대 아래 주택가 골목 안에 있어 찾기 힘들다. 전화 문의 요망.

▶ 초원복국(남구 대연동/ 복국)

일반적인 복 요리로는 부산에서 첫손 꼽히는 식당 중의 하나.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 지역 기관장들의 도청사건으로 일약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집이다. 참복 사시미부터 시작해 복 요리라고는 없는 게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부터 복 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민숭민숭하다 싶을 정도로 담백한 국물, 부드러운 복어 살점이 입 안에서 녹는다. 초장을 넣고 식초를 친 시큼한 국물 맛이 입맛을 잡아당긴다. 국물은 물론이오 재료 전체의 맛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해장국으로도 일품인 복국, 아침의 허전한 뱃속을 담백하게 채워준다. (051) 628-3935

*찾아가는 길: 부경대학교 후문 앞에 있다.

▶ 산정(서구 서대신동3가/ 갈비)

산정이라는 상호 그대로 산 속의 정원 같은 집이다. 지금은 없어진 서울의 대원각 같은 분위기를 연상하면 맞다. 호젓하게 앉아 고기를 굽다보면 작은 숲을 이룬 나무들 분위기에 푹 빠져 고기 맛이 더 난다. 고기 맛이 부산 지역에서 최고급이다. 고기를 달콤한 양념에 푹 재운 뒤 구운 양념갈비도 맛있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방갈로 식으로 넓은 산중에 작은 별채들을 지어놓아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시원한 메밀국수인 발국수로 고기 먹은 마무리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도 좋다. (051) 255-1144

*찾아가는 길: 동아대부속병원 근처에 있다. 골목 안이니 전화로 문의.

▶ 오막집(서구 동대신동/ 양구이)

양곱창 구이집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 중 하나다. 소의 첫번째 위인 양구이를 40여년 이상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 정도 세월이니만큼 맛있는 양을 고르는 주인의 식견은 탁월하다. 간을 한 양곱창(9000원)에 숯불이 뿜어내는 직화구이의 맛이 첨가된다. 양을 숯불에 살짝 구우면 쫄깃쫄깃한 내장 특유의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많이 익히면 양 자체의 싱싱하고 부드러운 맛을 보기 힘드므로 짧은 시간에 빨리 굽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간장, 참기름, 마늘 등을 혼합해서 만든 엷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양을 먹고 나서 구수한 누룽지 한 그릇 곁들이면 고기의 느끼함이 그대로 가신다. (051) 243-6973

*찾아가는 길: 동대신동 서부교회 옆 골목 안에 있다.

▶ 구포집(중구 부평동/ 추어탕)

씹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미꾸라지를 보드랍게 갈아넣은 추어탕 맛이 훈훈하다. 부산을 대표하는 경상도식 추어탕집으로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집이다. 진한 추어탕 국물에 고사리를 넣어 추어탕의 구수한 맛이 더욱 발한다. 구수한 장맛도 좋다. 된장을 풀어넣어 수수한 맛이 나는 추어탕에 우거지, 콩나물 등을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야채 종류들을 다양하게 넣어 국물은 거친 감이 가시고 부드러워진다. 부산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집으로 산뜻한 하루를 위해 추어탕이나 복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기에 좋다. (051) 244-2146

*찾아가는 길: 보수동 사거리 한빛은행 뒤에 있다.

▶ 돌고래식당(중구 신창동/ 순두부백반)

2000원짜리 순두부백반으로 이름난 국제시장 명물 집이다. 싼 가격에 비해 맛이 각별해서 박리다매 형식으로 엄청나게 손님을 받는다. 처음 갔을 때는 600원인가를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격이 세배 이상 뛰었지만 여전히 손님들은 줄을 잇는다. 한 자리가 빠지면 금방 다른 손님이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에 숨돌릴 틈 없이 쫓기는 기분으로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그마한 뚝배기에 담아 보글보글 끓인 순두부를 대접에 밥 한 그릇 털어넣고 쓱싹 비벼 먹으면 된다. 매콤한 찌개 국물에 비벼 먹는 밥 한 그릇이 잘도 넘어간다. 싱싱한 겉절이도 전체적인 입맛을 돋운다. (051) 246-1825

*찾아가는 길: 국제시장 안 구 삼천리백화점 앞에 있다. 골목 안이라 찾기 힘들다.

 ▶ 18번 완당집(중구 남포동/ 완당)

날개를 활짝 편 물만두처럼 보이는 완당. 담백한 국물에 콩알만 한 완당이 날개를 펼치고 동동 떠 있다. 넓게 퍼진 완당피와는 대조적으로 자그마한 완당(3500원) 안에는 오밀조밀하게 소, 돼지, 생강, 무 등을 다져 넣었다. 국물에는 파, 계란, 김, 어묵, 숙주나물 등이 들어간다. 완당피가 입 안에서 펄럭거리고, 자그마한 완당 속을 헤집으면서 알맹이를 먹는 느낌이 유쾌하다. 따로 나오는 고춧가루, 식초, 후추를 입맛에 맞게 적당히 뿌려서 먹으면 된다. 초의 시원함이 완당 국물의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얼마 전 내부수리를 해서 깔끔해졌다. (051) 245-0018

*찾아가는 길: 남포동 극장가 부산극장 맞은 편에 있다.

▶ 부산실비집(중구 중앙동/ 붕장어구이)

부산이 고향인 친구가 ‘부산에 가면 꼭 들리는 집’이라며 적극 추천한 집이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붕장어를 굽는 폼이 너무 멋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양념장에 버무린 붕장어를 아주머니가 날렵한 솜씨로 휘휘 뒤집어가면서 초벌구이를 한 다음 각 테이블에 있는 불판으로 옮겨 준다. 고추장이 기본인 양념장 냄새가 매콤하게 코를 자극하고, 슬슬 구워낸 붕장어의 육질이 보드라우면서도 입 안에서 잘근잘근 씹힌다. 양념 맛과 굽는 실력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맛이다. 값싼 선술집 분위기와 부산의 명물 붕장어구이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051) 462-8865

*찾아가는 길: 구 시청 뒤편 옛날 영도다리 건너기 전에 있다.

▶ 목장원(영도구 동삼동/ 갈비, 등심)

잘 숙성시킨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냉장육을 정확한 온도에서 일주일 이상 장기 숙성시킨 후 맛이 절정에 오를 때 식탁에 내놓는다고 한다. 이런 노하우로 최고조의 수입육 맛을 이끌어낸다. 등심이나 갈비 등 한 가지 부위만 주문하는 것도 좋지만, 특모듬을 주문하면 안창살, 갈비살, 새치 같은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양질의 쇠고기구이를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집이다. 고깃집 이외에도 넓은 대지에 피자리아와 브라질식 추라스코 집이 같이 영업 중이다. 한 공간 안에 세 가지 식당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창 밖에는 부산 앞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진다. (051) 404-5000

*찾아가는 길: 영도 해변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있다.

▶ 금수복국(해운대구 중동/복국)

해운대에서 소주를 마시고 쓰린 속, 아픈 머리를 쥐어잡고 갔다가 한방에 술기운이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집이다. 바로 부산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 복국의 위력이었다. 30년 넘게 장사를 한 때문인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게 안에서는 복국, 복매운탕 등 복어 냄새가 잔뜩 배어 있다. 복국과 매운탕 다 1인분씩 냄비에 따로 나오는데, 시원함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복국이 더 낫다. 복어와 미나리, 콩나물, 마늘 다진 것 등을 넣어 속을 시원스레 풀어주는 데 그 맑은 국물의 개운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051) 742-3600

*찾아가는 길: 해운대구청 바로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대구시] 중구, 남구, 수성구

▶ 강산면옥(중구 교동/ 냉면)

경상도의 이름난 냉면집으로 부산의 원산면옥, 대구의 강산면옥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강산면옥의 역사는 한국전쟁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0년 넘게 냉면 한 그릇에 심혈을 기울여 시내에도 분점을 여러곳 내면서 대구 지역 냉면 시장을 평정해버린 집이다. 육수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매니아들의 불평도 있지만 여전히 대구를 대표하는 시원한 냉면 맛이다.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주먹밥과 사리를 곁들인 김치말이는 언제 먹어도 시원하다. 여름보다는 오히려 추운 겨울날 먹는 맛이 더 긴 여운을 남긴다. 꿩고기를 약간 넣은 냉면 맛은 국물과 면의 조화가 좋다. 국물은 감칠 맛이 나고, 면발도 졸깃졸깃 씹힌다. (053) 425-0840

*찾아가는 길: 교동시장 안 강산백화점 3층에 있다.

▶ 실비갈비찜식당(중구 동인1가/ 갈비찜)

동인동 갈비찜 골목에는 같은 스타일의 갈비찜 집만 스무군데 이상 늘어서 있다. 이 골목에서 먹는 갈비찜 맛은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유별난 맛. 노란 양은그릇에 담겨 나오는 갈비찜은 빨간 양념으로 만들었다. 마늘과 고춧가루 등을 듬뿍 넣어 적당히 맵고 자극적이다. 대구 사람들이 좋아하는 투박한 매운 맛에 달콤한 맛이 가미됐다. 서울식의 갈비찜을 상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매운 갈비조림에 가깝다.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아니라 안주감으로도 훌륭하다. (053) 424-6931

*찾아가는 길: 대구역에서 동인로터리를 지나자마자 첫 골목에서 우회전, 골목 안에 있다.

▶ 교동따로(중구 전동/ 따로국밥)

‘국일따로’식당과 더불어 시내 한복판 따로국밥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집이다. 따로국밥 전문 식당 네 군데가 연이어 서있는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따로국밥은 쇠뼈를 한데 넣어 푹 끓인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덜렁 ‘따로’ 내놓는다 해서 붙인 이름. 선지를 같이 넣고 끓여 선지 씹히는 감촉이 부드럽다. 국물은 해장이나 식사용으로 다 좋다. 무는 한 입씩 베어 물 때마다 무에 스며든 국물 맛까지도 느껴진다. 따로국밥(3500원) 수육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53) 254-8923

*찾아가는 길: 만경관 극장과 중앙지하상가 사이 대로변에 있다.

▶ 상주식당(중구 동성로2가/ 추어탕)

겨울에 이 집에 잘못 가면 무조건 헛걸음이다. “자연산 미꾸라지와 노지 재래종인 조선 배추가 없는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문을 닫습니다. 4월1일에 꼭 오십시오.” 그래서 만우절날 찾아가면 약속이라도 한듯 겨우내 추어탕에 굶주린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이렇게 겨울 내내 문을 닫는 ‘배짱 장사’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추어탕의 맛이나 질로는 자신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체로 곱게 걸러 부드럽게 넘어가는 추어탕 국물, 기름기를 쏙 빼내 담백한 곱창, 신맛이 우러나는 계피가루, 항상 변함없는 상주식당의 추어탕 맛이다. (053) 425-5924

*찾아가는 길: 대구백화점 신관 뒷골목 안에 있다. 찾기가 힘들다.

▶ 진골목식당(중구 종로2가/ 육개장)

서울에서 보기 힘든 게 맛있는 육개장집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시내에 육개장 집이 꽤 많았는데, 요즘은 육개장이라는 메뉴조차 보기 힘들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대구 지방 음식으로 육개장을 꼽았다. 하지만 대구에서조차 이제는 제대로 된 육개장 집을 찾기 힘들다. 진골목식당은 아주 고전적인 육개장(4000원) 맛을 보여준다. 오래 달인 사골 국물에 쇠고기와 대파, 토란줄기를 푹 끓여서 내온다. 끓인 시간 만큼이나 국물 맛은 짙게 우러나고, 뭉근하게 허물어지는 내용물들도 알차다. 상에 내올 때 마늘 다진 것과 후추를 뿌려서 먹으면 된다. (053) 253-3757

*찾아가는 길: 제일극장 맞은편 농협 옆 골목 안에 있다.

▶ 에스파냐(남구 대명9동/ 스페인요리)

대구 앞산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맛있는 집 중 하나가 스페인 음식점 에스파냐다.. 가게 안은 플라멩고를 비롯한 스페인 민속음악이 낭만적으로 흐른다. 스페인식 해물잡탕밥이라 할 수 있는 빠에야가 우리 입맛에도 잘 어울린다. 냄비에 새우와 조개 종류를 넣고 만든 빠에야의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을 만하다. 매콤한 닭요리, 새우요리 등이 곁들여지는 발렌시아 코스(1만2000원)는 저렴한 가격에 근사한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진홍빛 칵테일 샹그리아 한 잔 곁들이면 분위기도 더 바랄 게 없다. (053) 622-2295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근처에 있다.

▶ 대덕식당(남구 대명9동/ 따로국밥)

건물 네 채의 1층을 헐어 이어 붙여만들었는데도 발 붙일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집이다. 대구 사람들이 앞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들려서 따로국밥(3000원)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는 도시락집. 고기 육수에 우거지를 넣고 오래도록 끓여서 시원한 맛이 더하다. 그렇게 끓인 국물에 선지를 따로 넣었다. 선지의 싱싱함이 푹 고은 국물의 따뜻함과 잘 어울린다. 국물 따로 밥 따로 한 그릇 비우는 기분은 따로국밥의 본고장 대구에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대구 따로국밥의 상징과도 같은 집이다.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맞은편 쪽에 있다. (053) 656-8111

▶ 미성복불고기(수성구 두산동/ 복불고기)

‘매워 봐야 얼마나 매울까’ 하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고추, 후추, 마늘 등 자극이 심한 향신료를 몰아 넣은 양념 맛이 코를 찡하게 만든다. 하지만 복불고기는 독한 자극에도 불구하고 먹게 되는 별미다. 은복을 쓰는지라 복어 자체의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입을 호호 불면서도 계속 수저가 갈 정도로 매운 맛의 당기는 힘이 강하다. 이 집에서 직접 재배한 마르고 질긴 콩나물은 씹는 맛이 좋고, 어슷하게 썬 파 맛과 잘 어울린다. 콩나물에까지 온통 매운 양념이 배어들었다. 먹고난 후 밥을 비벼 먹을 때까지도 입 안에서 후끈거리는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053) 764-8896

*찾아가는 길: 수성구 전신전화국에서 200m 거리의 대로변에 있다.

 

 

[맛기행 / 울산] 남구, 동구

▶ 원조집(남구 무거1동/선지국)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로 울산의 아침을 시작하는 집 중 하나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선지국이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하다. 새벽 내내 끓인 벌건 사골 국물에 짙은 자주빛이 감도는 싱싱한 선지가 담겨 나온다. 국물의 개운한 맛과 선지, 콩나물, 파의 시원함이 한데 어우러진다. 아침이나 점심은 가볍게 선지국 한 그릇이, 저녁 시간에는 곱창 메뉴가 어울린다. 얼큰한 곱창전골 국물이나 고소한 곱창구이에 대포 한 잔 곁들이는 것도 괜찮다. (052) 277-1453

*찾아가는 길: 무거동 삼호볼링장 바로 옆에 있다.

▶ 송강정(남구 삼산동/갈비)

울산 인근에는 쇠고기가 맛있는 지역이 많다. 송강정은 울산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갈비 맛을 내는 곳 중 하나다. 양념 맛의 달보드래한 정도나 양념이 잘 배어든 육질이 다 괜찮다. 부드러운 육질의 갈비에 칼집을 많이 내서인지 씹히는 느낌도 별로 안든다. 양질의 고기를 잘 골라 상에 올려놓는 실력은 이 집의 전통을 느끼게 한다. 식사는 돌솥밥에 매운 게장, 굴, 문어, 무생채 등 깔끔한 반찬이 곁들여진다. (052) 258-6633

*찾아가는 길: 모드니백화점 뒤 강변도로에 있다.

▶ 함양집(남구 신정3동/ 비빔밥)

70여년 동안 이른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비빔밥을 만들어 팔아 왔다. 3대에 걸쳐 내려온 손맛이 배어나는 집이다. 무겁고 노란 놋쇠그릇에 소복하게 담아오는 비빔밥이 먹음직스럽다. 따뜻한 밥 위에 쇠고기 육회 약간, 고사리, 숙주, 무, 미역, 계란지단 등을 얹어서 내온다. 이 재료들을 고추장 양념에 싹싹 비벼서 먹으면 된다. 한끼 거리로는 모자람이 없는 간편한 비빔밥 한 그릇이다. 묵과 국물을 숟가락으로 같이 떠먹으면 뱃속이 금세 두둑해지는 묵채도 깔끔하게 나온다.(052)275-6947

*찾아가는 길: 시청 맞은편 경남은행과 농협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 경주할매집 (남구 신정2동/나물정식)

맛있는 식당 음식 솜씨의 가장 큰 비결은 장맛에 있다. 달보드레한 고추장과 깊은 맛이 담겨 있는 된장이 이 집 음식 맛의 기본기를 드러낸다. 무, 미역, 콩나물 등을 넣고 고추장과 함께 매콤하게 비벼 먹는 나물정식이 단출하면서도 맛깔스럽다. 갈무리를 잘해둔 반찬들도 전반적으로 밥 맛을 잘 뒷받침해 준다. 오징어식해나 참가자미조림, 달래, 콩잎, 무장아찌 등 밑반찬 하나 하나에 손이 많이 간 것 같다. 메뉴에 올라온 옥돔구이나 갈치구이는 다 제주도산을 들여다 쓴다고 한다. (052) 274-6894

*찾아가는 길: 울산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금 내부 수리중.

▶ 터미널해장국 (남구 달동/ 해장국)

터미널해장국 집은 울산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서울에서 울산까지 먼 여행 길의 여독을 가볍게 풀어주기에도 적합한 집이다. 옥호 그대로 버스터미널에서 가깝기도 하고, 맛도 적당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내내 문을 여는 만큼 주방 안에서 하루종일 사골국물을 끓이는 것이 이집 맛의 비결. 오랫동안 푹 달인 국물과 싱싱한 선지, 야채를 넣은 해장국이 시원 담백하다. 들어간 재료들도 먹는데 부담이 없고, 국물 맛과도 잘 어울린다. (052) 260-7997

*찾아가는 길: 현대백화점 울산점에서 백화점 100m 정도 근처 사거리에 있다.

▶ 왕고래집 (남구 장생포동/고래고기)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시절의 장생포항은 떠들썩한 동네였지만 지금의 장생포항은 빛바랜 사진처럼 한적하기만 하다. 고래고기집은 거의 사라졌지만 왕고래집만은 여전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고래 자체가 워낙 커서 부위마다 다양한 육질과 다채로운 맛을 낸다. 수육(3만원)을 시키면 뱃살, 갈비, 허파, 갈비살, 곱창, 지느러미, 대롱창 같은 다양한 특수 부위들을 모듬으로 먹어볼 수 있다. 쇠고기 육회와 비슷한 고래고기 육회(2만원)도 도전해볼 만하다. (052)261-7075

*찾아가는 길: 장생포항으로 들어가면 한양사진관 앞에 있다.

▶ 남석회집(동구 방어동/생선회)

울산의 방어진시장은 다양한 해산물의 보고다. 남석회집의 수조에서 놀고 있는 생선을 골라서 먹어도 되고, 시장에서 횟감을 사다가 양념만 따로 사서 먹어도 된다.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통에서 먹는 회의 싱싱함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매운탕 솜씨도 근사하다. 밥 위에 횟감을 얹어서 매콤달콤한 양념장에 쓱싹 비벼 먹는 회밥도 경상도 해안가의 별미. 가을철이면 맛 오른 전어를 먹는 것도 즐겁고, 겨울철에는 도미회나 오돌오돌한 홍해삼 맛도 좋다. (052) 252-8000

*찾아가는 길: 방어진 방파제 방어진 철공소 바로 옆에 있다.

▶ 할매낙지(동구 일산동/낙지볶음)

부산 범일동 일대의 먹자골목에는 낙지집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이 동네가 바로 조방낙지촌이다. 조방낙지에서 먹던 낙지볶음을 울산 할매낙지에서도 맛볼 수 있다. 매콤한 낙지볶음 맛의 비결은 주인 아주머니가 배합해서 만드는 양념장 속에 숨겨져 있다. 까만 프라이팬에 낙지와 야채를 올려놓고 그 위에 양념장을 듬뿍 얹는다. 빨간 양념으로 덮인 낙지를 보글보글 조려가면서 적당히 익으면 양념이 밴 낙지부터 한 점씩 집어서 먹으면 된다. 혀를 찌르듯이 매운 맛이다. 낙지말고도 새우나 곱창을 곁들여서 볶아 먹어도 된다. (052) 232-8740

*찾아가는 길: 현대미포조선 쪽으로 가면 동구청과 현대중전기 사이에 있다.

 

 

[맛기행 / 경북] 포항시, 경주시

▶ 해송정 (포항시 송라면/ 생선회)

바람에 밀려 내륙 쪽으로 머리를 향한 ‘바다 소나무’들이 자아내는 운치가 최고다. 식당 주변에 해송이 많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해송정. 먼저 동해산 백합을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이 나온다. 밑반찬으론 소라와 해삼 종류가 따라붙는다. 물론 철따라 밑반찬 종류는 바뀐다. 횟감으론 광어, 도다리, 게르치, 방어, 숭어, 가자미 등이 주로 쓰인다. 모듬회(3만5000원부터)를 주문하면 회를 세가지 정도 떠서 접시에 빙 두르고, 한 가운데에 탱탱한 소라회를 썰어주기도 한다. (054) 246-1636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영덕으로 가다가 청하사거리에서 월포해수욕장 쪽으로 가면 된다.

▶ 연일물회 (포항시 연일읍/ 물회)

시원한 물회를 빼고 포항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처음 이 집에 가서 물회(1만원)를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주인 얼굴을 살짝 엿보게 됐다. 해병대 출신다운 터프함이 넘쳤지만 음식 만드는 손길은 지극히 섬세하다. 가자미를 송송 썰어 큼지막한 대접에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내준다. 이렇게 만든 양념 가자미회에 차가운 물을 부어서 먹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모듬회(3만원부터)가 있지만 수조를 들여다보면 가장 잘 구비되어 있는 건 가자미 종류들이다. 도다리회도 먹음직스럽고, 가을철 전어도 좋다. (054) 285-5281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남부경찰서를 찾으면 300 정도 거리에 있다.

▶ 대보전복도매집 (포항시 대보면/ 생선회)

동해의 끝 호미곶 등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동해의 해수를 끌어들인 수조 안에는 온갖 횟감들이 싱싱한 눈빛을 하고 헤엄치고 있다. 광어, 도다리, 우럭, 아구, 놀래미, 쥐치 등 익숙한 생선들과 이노래기, 장치 등 딴 데서는 보이지도 않는 잡어들까지 넘쳐난다. 모듬회(3만원부터)는 생선들의 싱싱함만큼이나 괜찮고, 잡어 몇가지를 그대로 세꼬시로 먹는 맛도 자극적이다. 영덕 못지않게 대게들도 탐스럽다. 전복도매집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전복이 주메뉴는 아니다. 싱싱한 횟감을 파는 일반 횟집으로 보면 된다. (054) 284-2226

*찾아가는 길: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가면 등대박물관 못미쳐 해안도로에 있다.

▶ 유림식당 (포항시 동빈동/ 해삼비빔밥)

해삼비빔밥(1만원)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이름난 집이다. 전국 최초의 해삼비빔밥 집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해삼비빔밥에는 해삼과 오이, 배, 김, 파 등이 들어간다. 여기에 식초, 마늘, 깨소금을 잘 배합한 간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해삼을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서 보관했다가 얹어서 내온다. 처음엔 딱딱하던 해삼이 밥 온도로 인해 연해진다. 이렇게 부들부들 해진 해삼이 입안으로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 해삼이 주인공이지만 같이 들어간 오이와 배의 시원함도 비빔밥의 맛을 배가한다. 새콤매콤하게 무친 해삼무침도 맛있다. (054) 246-5362

*찾아가는 길: 포항 육거리에서 전매청을 찾으면 그 근처에 있다.

▶ 동해별관 (포항시 대도동/ 해물정식)

해물정식과 해물코스정식, 메뉴는 이렇게 두 가지뿐이지만 계절에 따라 바뀌는 상차림은 변화무쌍하다. 해물로만 구성된 메뉴들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을까. 해물정식에(1만원)는 크게 다섯가지 요리가 등장한다. 회, 매운탕, 구이, 튀김, 숙회다. 해산물이 풍부한 동네인만큼 회나 매운탕, 구이에 쓰이는 생선들도 다양하다. 메기매운탕(민물고기)과 가자미구이(바닷고기)가 동시에 나오기도 한다. 홋때기(쑤기미의 일종) 식해는 이 집의 별미다. 해물 코스정식(2만원)에는 새우, 튀김, 초밥 등 좀 더 고급스러운 음식들이 추가로 나온다. (054) 281-9579

*찾아가는 길: 포항 문화예술회관 바로 맞은 편에 있다.

▶ 늘시원 바다속의 집 (경주시 감포읍/ 생선회)

감포 앞 바다에 자리잡은 이 식당은 회보다도 분위기로 기선을 제압한다. 이 집 지하층은 특수 건축구조로 바다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 해놓았다. 벽 전체를 유리로 만들어 놓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마치 거대한 수족관 안에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리창 바깥에는 헤비급 방어와 도미들이 헤엄치고 있다. 이런 광경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경주 사람들이 회를 먹기 위해 주로 찾는 감포이니만큼 이 동네에도 횟감은 풍성하다.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이다. 가격은 기본 3만원부터. (054) 744-1177

*찾아가는 길: 경주에서 감포로 가면 읍내 입구에 대형 가게 간판이 보인다.

▶ 황남빵 (경주시 황오동/ 빵)

경주 황남빵은 50년 넘는 오랜 전통에 걸맞게 맛이 뛰어나다. 앙금이 내는 적당한 정도의 달콤한 맛과 얄팍하고 부드러운 피의 어울림, 거기에 황남빵(25개 1만원)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서울까지 갖고 와서 먹는 것도 좋지만 역시 황남빵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최고다. 갓 구워냈을 때 따끈따끈한 맛에 먹으면 계속 집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경주 관광코스의 하나로 느껴질 정도로 경주를 대표하는 맛이다. (054)772-2784

* 찾아가는 길:경주시청 옆에 있다.

▶ 평양냉면집 (경주시 노동동/ 평양냉면)

평양냉면(5000원)과 함흥냉면(5000원) 두 가지를 다 겸비한 집이지만, 역시 옥호에 걸맞게 평양냉면이 훨씬 낫다. 지방에서는 드물게 전통적인 냉면 맛이 유지되는 집이다. 거무튀튀한 면발은 이빨 사이에서 툭 끊어진다. 배, 무, 배추, 오이, 돼지고기, 계란 등 냉면에 들어가는 고명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식초와 겨자를 써서 쭈욱 들이키는 시원한 육수와 툭툭 끊기는 면발의 어울림이 냉면 맛의 진미를 느끼게 해준다. 경주시내 한 가운데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쓰고 있다. 갈비탕, 육계장 등 한식 메뉴도 다양하다. (054)772-2448

*찾아가는 길: 경주 시내 대왕극장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경남] 고성군, 통영시, 한려수도

▶돌집가든(고성군 회화면/ 닭백숙)

닭백숙을 주문한 후에야 혹시나 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혹시 육회로도 주나요?” 했더니 “그럼요!”하고 씩씩하게 대답을 마친 주인 아주머니가 생닭을 얇게 썰어 주는 게 아닌가. 이 집도 닭의 품질에는 자신만만한 집이다. 조리하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강한 불맛으로 닭백숙 맛의 깊이를 그윽하게 담아낸다. 각종 한약재 향이 닭 한 마리에 구석구석 배어들어 다양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백숙의 마무리는 죽통밥이다. 죽통에 밥을 가득 담고 백숙과 함께 찐 밥맛이 좋다. (055) 673-2446

*찾아가는 길: 고성에서 마산으로 올라가는 국도 변에 자리잡고 있다.

▶ 뚱보할매김밥(통영시 중앙동/ 충무김밥)

세상에 통영처럼 김밥집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동네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게 통영이라 불려도 김밥만큼은 ‘통영김밥’이 아니라 ‘충무김밥’이다. 원래 충무김밥은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 몇분이 부두와 배 위에서 행상으로 팔던 간이음식이었다. 뚱보할매김밥 집이 유명한 이유는 ‘국풍 81’ 행사에 참가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김밥을 쌀 때 먼저 내용물을 넣으면 쉬이 축축해져 맛이 없기 때문에 김밥을 싼 후 오징어나 쭈꾸미 무침을 따로 내주던 아이디어 음식이 충무김밥(3000원)이다. (055) 645-2619

*찾아가는 길: 통영 시내 중앙시장 입구에 있다.

▶ 향토집(통영시 항남동/ 굴 요리)

굴을 듬뿍 넣고 지은 굴솥밥(6000원)이 이 집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싱싱한 굴맛이 밥에 고스란히 배어들었고, 고소함이 느껴진다. 갓 지어낸 굴솥밥에 굴 엑기스를 뽑아 간장에 섞은 양념장을 살짝 쳐서 먹으면 다 먹고 나서도 굴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집의 모든 메뉴에는 다 굴이 들어간다. 굴전, 굴전골, 굴뚝배기, 굴회 등 굴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메뉴에 도전하는 집이다. 조금만 시기가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굴인지라 싱싱함에 생명을 건다. 굴 하나만큼은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집이다. (055) 645-4808

*찾아가는 길: 통영 여객선터미널 앞 88낚시점 골목 안에 있다.

▶ 춘추한정식(통영시 항남동/ 한정식)

회무침과 가벼운 회 한 종류까지 딸려 나오는 밥상이 1인분에 7000원이다. 1만원짜리 상에는 회의 질이나 종류가 확연하게 바뀐다. 3000원 차이에 이 정도로 회의 수준이 바뀌는 건 해산물이 넘치는 통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 잡아올린 듯한 싱싱한 횟감 외에 돼지고기 수육, 굴젓, 쭈꾸미무침 등 다 해서 17~18 가지의 반찬이 상에 오른다. 통영에는 해산물 한정식집들이 몇군데 있지만 유명세에서는 춘추한정식만한 집이 없다. 그만큼 다양한 메뉴 변화를 꾀하면서 가격에 비해 만족스러운 상차림을 내놓기 때문이다. (055) 646-9005

*찾아가는 길: 통영 세관 뒤쪽에 있다.

▶ 호동식당(통영시 서호동/ 복국)

먹어본 바로는 통영에서 이 집과 서호시장 안에 있는 분소식당 복국 맛이 가장 좋았다. 두 집 다 맑은 복국의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집이다. 호동식당 복국(7000원)은 싱싱한 졸복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맑게 끓여낸다. 국물 맛이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통영에서는 복국에 파래 초무침과 파 양념장을 약간씩 넣어서 매콤새콤한 맛을 가미해 먹는 게 정석이다. 생물 복들이 내는 맛은 단순히 복어살을 먹는 촉감뿐만 아니라 국물 맛의 깊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담백한 복어를 먼저 집어먹고 나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뚝딱거리고 먹으면 온몸이 후련하다. (055) 645-3138

*찾아가는 길: 서호시장 비치호텔 앞 유명한약국 옆에 있다.

▶ 가마솥 시락국(통영시 서호동/ 시래기국)

시락국이란 경상도 사투리로 시래기국을 이른다. 시래기를 잘게 썰어 넣고 끓인 토장 해장국이라고 보면 된다. 구수한 장맛이 느껴지는 시래기국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여기에 고추와 산초,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서 먹으면 된다. 고추는 엄청나게 맵다. 자신만만하게 듬뿍 넣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다. 경상도나 전라도에서 많이 먹는 산초도 시락국에 풍미를 더한다. 코를 톡 쏘는 산초의 향이 맨송맨송해 보이는 시락국에 새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055) 646-8843

*찾아가는 길: 통영시 서호시장 안에 있다. 찾기가 쉽지 않다.

▶ 제주횟집(통영시 미수동/ 생선회)

통영의 생선회는 전국 어느 곳보다도 다양하고 싱싱한 편이다. 통영을 대표하는 횟감 중 하나는 볼락인데, 요즘은 너무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갓돔이 넘쳐 나지만 통영의 가을은 귀한 감성돔들이 흔해 보인다. 고소한 도다리 세꼬시, 졸깃졸깃한 농어회도 빼놓을 수 없다. 횟감이 다양한 통영에서는 흔히 ‘봄 도다리, 여름 농어, 가을 감성돔, 겨울 숭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회도 푸짐하고 맛있지만 제주횟집의 또다른 별미는 전복죽. 깨와 김을 살짝 뿌린 향긋한 전복죽(1만원) 맛이 일품이다. (055) 645-8905

*찾아가는 길: 통영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 가는 길 구다리 바로 아래 선창가에 있다.

▶ 도남식당(통영시 도남동/ 해물뚝배기)

도남식당 해물뚝배기(5000원, 7000원)는 미더덕, 참소라, 바지락, 돌게, 개조개, 꼬막, 물메기알, 홍합, 가리비, 쏙가재, 부채가재 등 철따라 재료가 다양하게 바뀐다. 7000원짜리에는 멸치회무침과 생선구이가 딸려나오기도 한다. 매일 바뀌는 재료들이 마치 충무 어시장을 뚝배기 한 냄비에 옮겨놓은 듯하다. 꼼꼼하게 싸고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해물뚝배기를 끓인다.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의 다양한 해산물 파티가 벌어지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싱싱한 해물에서 우러나는 국물 맛도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055) 643-5888

*찾아가는 길: 충무 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로 가다보면 분수대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제주시, 북제주군

▶유빈(제주시 삼도2동/전복요리)

최상급 쌀을 하루 전에 불려 뒀다가 전복 내장과 참기름을 같이 넣고 볶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람 수에 맞춰 적당량의 전복죽을 끓여내온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연한 초록빛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전복으로 회를 뜬 전복회(1kg 14만원)는 꼬들꼬들하면서도 탱탱한 전복살 맛이 살아 있다. 전복회는 맛도 좋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제주 근해산만으로는 양이 모자라 멀리 추자도나 충무산 전복을 쓴다고 한다. (064)753-5218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 방파제 근처에 있다.

▶미풍식당(제주시 삼도1동/해장국)

미풍식당은 새벽부터 택시기사들과 전날 마신 술 해장을 위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장국 국물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깊은 맛도 있다. 제주도 토종 고추와 마늘, 콩나물, 우거지, 당면, 선지, 머리고기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벌건 국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매운 맛이 느껴진다. 매운 맛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마늘 다진 걸 더 집어넣고 먹어도 된다. 시원한 깍두기 국물이 매운 맛을 시원하게 변화시켜준다. (064)758-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아카데미극장 근처에 있다.

▶성복식당(제주시 건입동/갈치회, 고등어조림)

제주시 부두 근처에는 갈치회집들이 많은데 그중 즐겨 찾는 곳이 성복식당이다. 고등어조림은 항상 토실토실한 고등어를 잘 조려서 내온다. 포동포동한 육질이 담백하고 간도 알맞다. 미리 삶아 뒀다가 다시 한 번 조리는 무에도 양념 맛이 듬뿍 담겨 있다. 입 안에서 슬슬 허물어진다. 겨울철에는 한참 살이 오른 고등어를 먹을 수 있다. 갈치회는 기름기가 약간 흐르면서도 달콤하다. 힘줄이 남아 있게 회를 뜨므로 씹는 맛도 좋다. (064)757-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서부두 방파제 갈치횟집촌에 있다.

▶돌하르방식당(제주시 일도2동/제주 전통음식)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메뉴도 '각재기국' 덜렁 하나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 집 각재기국 맛에 빠진 넥타이 부대, 택시기사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각재기란 다름아닌 전갱이 종류의 제주도 사투리다. 싱싱한 전갱이와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국물 맛이 개운하다. 주인 할아버지 혼자 아침에 시장을 봐온 후 직접 손질하고 기다리는 손님들 순서대로 각재기국을 내준다. 여기에 곁들이는 멜젓(큰 멸치 젓갈)이나 생선구이 등 모든 게 투박해 보이지만 제주도의 토속적인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064) 752-7580

*찾아가는 길: 제주시 사라봉 근처 소방서 뒷골목에 있다.

▶장춘식당(제주시 연동/제주 전통음식)

제주시에서 제주도 전통 음식을 제대로 내놓는 집으로 도라지식당과 장춘식당을 꼽는다. 제주도 음식은 서울 사람들 입맛에는 약간 거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제주도 고유 음식을 내놓는 장춘식당에선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고 시원한 갈칫국, 샛노란 성게 알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성게국을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오분재기를 구워낸 오분재기구이도 쌉쌀한 내장 맛까지 향이 퍼지면서 그윽하다. 탱탱한 참소라와 한치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 소라볶음도 매콤 짭짤한 게 먹음직스럽다. (064)742-8556

*찾아가는 길: 신제주 KBS 뒤쪽에 있다.

▶만선식당(제주시 건입동/활어 고등어회)

여름철 서부두 바닷가에 앉아 살아 있는 고등어 활어회를 먹는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다. 일식집에서 절인 고등어회나 초밥을 먹으면서 느꼈던 물컹거림이 활어 고등어에는 없다. 물컹거리기는커녕 쫄깃쫄깃하고 탱탱하기만 하다. 고등어회 외에 갈치회도 있고, 제주도의 토속적인 음식 물회도 먹을 수 있다. 한치를 넣은 물회 한 그릇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먹으면 한 여름 무더위마저 한 풀 꺾인다. (064) 758-9202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에서 서부두 방파제 들어가는 길에 있다.

▶어장군(제주시 연동/갈치조림)

질냄비에 큼직한 갈치를 통째 썰어 넣었다. 거대한 갈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러운데 무와 호박, 파도 큼직큼직, 고추도 통째로 집어넣었다. 빨간 국물에 푹 담긴 갈치조림은 싱싱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다. 자그마한 소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보말과 미역을 넣고 끓인 보말미역국의 초록빛 국물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제주도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다. 제주도식 돼지고기 제육인 '돔베(도마의 제주도 사투리)고기'로 씹는 맛이 풍부한 제주산 돼지고기 맛을 만끽해볼 수 있다. (064) 744-2258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 신제주 건설회관 뒤쪽에 있다.

▶우도회집(북제주군 우도면/생선회)

제주도 북동쪽에 자리잡은 우도는 제주도 서남쪽에 있는 모슬포(대정읍)와 더불어 제주 지역에서도 가장 생선회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파도가 센 바다에서 사는 생선들이 힘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쫄깃쫄깃한 돌돔(1kg 10만원)이나 담백한 뱅에돔 외에도 다양한 횟감을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회 한 접시 먹고 나면 조개껍질과 산호초로만 해변이 만들어졌다는 서빈백사해수욕장을 비롯해 우도의 절경을 둘러보자. (064) 783-0509

*찾아가는 길: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가면 선착장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서귀포시, 남제주군

▶진주식당(서귀포시 서귀포동/해물뚝배기)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해물뚝배기다. 이 해물뚝배기의 생명은 전복과 쌍둥이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은 오분재기를 얼마나 듬뿍 넣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분재기가 너무 비싸서 많이 넣을 수는 없지만 진미식당의 해물뚝배기는 오분재기와 조개로 우려낸 국물이 시원하다. 매운 고추를 가미한 된장과 조개 종류가 만들어내는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1만2000원)을 시켜야 오분재기를 예닐곱개 정도 구경할 수 있다. 사치스럽긴 하지만 오분재기볶음 같은 메뉴를 주문해 본격적인 제주도의 미각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064) 762-5158

*찾아가는 길: 서귀포 선비치호텔 뒤에 있다.

▶원덕성원(서귀포시 서귀동/꿩깐풍기)

서귀포에서 문을 연 지 50년 된 유서 깊은 중국집. 꿩 샤브샤브와 전국에서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 꿩 깐풍기가 특징이다. 끓는 국물에 꿩고기를 살짝 데쳐서 먹는 샤브샤브도 별미지만 압권은 역시 꿩 깐풍기다. 약간 맵다 싶을 정도로 고추, 마늘을 듬뿍 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깐풍기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외의 음식들도 중국 음식답게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요리들이다. 너무 매워 입을 후후 불면서 먹어도 매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고추짬뽕도 환상적이다. (064) 762-2402

*찾아가는 길: 서귀포 나폴리호텔 근처에 있다.

▶한라성(서귀포시 상효동/꿩샤브샤브)

꿩 한 마리를 고스란히 식탁 위에 올려놓는 데 있어선 이 집을 흉내내기는 힘들다. 가슴살, 간, 똥집 등을 포로 뜬 육회가 먼저 나온다. 탱탱하고 졸깃하다. 얇게 썬 꿩고기는 샤브샤브를 해서 먹으면 된다. 살짝살짝 꿩고기를 데쳐

 

[맛기행 / 전북] 부안군, 장성군, 고창군, 정읍시

▶ 궁항 신용횟집(부안군 변산면/ 생선회)

김제, 부안 근처에서 돌아 다니는 관광버스들은 대개가 변산반도 관광객들을 태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변산반도에 자리한 변산, 언포 등의 해수욕장과 채석강엔 사람들이 늘 득실거린다. 하지만 격포에서 5분만 차를 타고 움직이면 그 소란스러움이 어디로 사라졌을까 의아할 정도로 한적한 궁항이 나온다. 여기서 서해안 낙조를 감상하며 회를 맛보면 어떨까. 초봄까진 감성돔이 한창이고, 여름에는 농어회(6만원)도 괜찮다. 뻘 밭의 깊은 맛을 지닌 꽃게, 낙지, 백합 등을 회나 탕으로 먹는 것도 좋다. (063) 582-8911

*찾아가는 길: 변산에서 격포 채석강을 지나 약간 더 들어가면 궁항이라는 마을에 있다.

▶ 계화회관(부안군 부안읍/ 백합죽)

백합조개의 명산 부안. 백합조개의 ‘백합’은 조갯살이 백옥같이 하얀 데서 따왔다고 한다. 백합조개란 이름 대신 생합, 대합, 화합, 문합, 무명조개 등으로도 부른다. 계화회관에는 구이, 찜, 탕 등 다양한 백합 요리가 있지만 이 집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 뭐니뭐니 해도 백합죽(5000원)이다. 부안 명산인 계화미와 백합을 넣어 보들보들하게 죽을 잘 쑨 후에 김과 깨를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을 가미했다. 맛있는 쌀과 맛있는 조개가 만난 담백한 백합죽은 속을 든든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아침식사나 숙취를 없애는 해장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063) 584-3075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과 종로약국 사잇골목으로 현대장 여관 바로 옆이다.

▶ 서해 조개한마당(부안군 부안읍/ 백합요리)

동해나 남해에서도 백합이 나지만 부안 백합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부안 백합은 싱싱하면서도 졸깃하고 개운하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부안 백합만 골라서 사간다고 한다. 질기기만 한 중국산 백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아한 맛이 난다. 그중에서도 백합의 귀족같은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집이 서해 조개한마당이다. 백합을 날로 먹은 후에 들이키는 백합 국물의 짭짤함은 바다 맛의 극치다. 매운 고추를 넣고 맑게 끓인 백합탕, 호일로 싸서 싱싱한 맛이 살아나도록 쪄낸 백합찜도 맛있다. 가을철에는 전어회덮밥도 좋다. (063) 583-4142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 사거리 근처 구 수협 앞에 있다.

▶ 정읍식당(장성군 북하면/ 산채정식)

내장산이 북으로 내장사를 끼고 있다면 그 못지 않은 절 하나가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니, 그게 바로 백양사다. 내장사 못지 않은 봄, 가을 풍경을 자랑한다. 정읍식당의 밥상은 특정식(1만원)이나 산채정식(8000원) 모두 괜찮다. 풍기는 향만으로도 취할 듯한 두릅, 봉긋하게 뚝배기에 솟아오른 계란찜, 먹기 힘들지 않게 적당히 삭힌 홍어, 봄철에 염장을 해둔 죽순, 된장찌개, 낙지, 도라지, 더덕, 우렁, 미나리, 생취나물, 고사리, 해파리냉채 등 상차림이 푸짐하다. 밥을 듬직하게 먹고나서 백양사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신선한 공기가 가슴 속에 담긴다. (061) 392-7427

*찾아가는 길: 백양사 사하촌에 있다.

▶ 초야식당(장성군 장성읍/ 장어구이)

초야식당 장어구이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 마디로 장어구이의 명가다. 장어구이(일인분 1만3000원) 맛의 비결은 양념에 있다. 꿀, 인삼, 계피, 감초, 양파, 대파, 마늘, 고추 등 23가지 재료가 들어간 양념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복잡 미묘한 양념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맛을 낸다. 힘이 쌩쌩한 ‘청년기’ 장어를 고르는 주인의 눈썰미도 맛에 한몫을 더하는 요소다. 장어구이를 먹기 전에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그 중에서 압권은 피리조림이다. 식어도 비릿하지 않고 매콤 짭잘한 양념 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제1회 남도 음식축제 대상을 수상한 집이다. (061) 393-0734

*찾아가는 길: 장성읍에서 장성댐 가는 길로 6km 정도 가면 하와이 모텔 근처에 있다.

▶ 오산식당(고창군 고창읍/ 백반)

남도 백반이란 대충 나오는 듯 하지만 엄청나게 잔신경을 쓴 밥상이다. ‘밥 주세요’란 한 마디에 차려내온 백반 한 상에 여행길 피로가 싹 풀린다. 구수한 된장찌개, 고춧잎과 무말랭이를 넣은 집장, 얼큰한 김치찌개, 백김치, 오이지, 마늘쫑, 깻잎, 느타리버섯, 김, 꽈리고추, 양파장아찌, 새우, 미나리, 김치, 애호박, 도라지, 이렇게 한 상을 차려놓고 달랑 4000원만 받는다. 메뉴에 5000원 짜리 백반이 있지만 배가 불러 더 시켜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게 아쉽다. 굴비의 고장 법성포에서 가까운 덕에 제대로 된 굴비를 큼직한 걸로 한 마리 얹어놓고 반찬을 몇 가지 더 올려놓으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굴비정식 (1만5000원)이 된다. (063) 562-9595

*찾아가는 길: 고창읍 기능대학교 맞은 편에 있다. 오산주유소 옆집.

▶ 선운사 산장회관(고창군 아산면/ 장어구이)

선운사 사하촌은 온통 장어 굽는 냄새다. 흔히 얘기하는 풍천 장어다. 자연산 장어는 너무 비싸지만 양식 장어도 양념을 제대로 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고창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동네 장어집들은 고추장 양념을 발라가면서 장어를 굽는다. 달착지근하고 매운 맛이 특징인데 빨리 물려 많이 먹기에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선운사 동백꽃 구경도 좋지만 풍천장어의 풍미를 맛보지 못한다면 선운사 구경은 다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침 무렵의 백반정식 한상도 듬직한 한 끼 식사다. (063) 562-1563

*찾아가는 길: 선운사 사하촌에 있다.

▶ 대일정(정읍시 태인면/ 참게장백반)

예전에는 흔했던 참게장이 이제는 천금을 주고도 얻어먹기가 힘들어졌다. 참게가 보기 힘들어졌다는 건 그만큼 강물이 오염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양식 참게만 많아졌다. 그 덕택에 참게장백반(1인분 1만원)은 가격이 내렸다. 참게를 자베기에 넣고 흙을 뱉어내게 하면서 물을 계속 갈아준 후, 게딱지 속에 생강 마늘 등을 넣고 그 위에 조선간장을 붓는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서 참게 속에 장맛이 잘 배어들도록 한 후 그늘진 곳에 한 달쯤 뒀다가 먹는 게 참게장. 참게장백반을 시켜도 한 사람당 한 마리가 안 돌아가는 걸 알고 주문할 것. (063) 534-4030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태인 IC에서 빠져서 태인파출소 바로 옆에 있다.

 

[맛기행/ 전남] 순창군, 곡성군, 구례군, 순천시

▶ 우정식당 (순창군 순창읍/ 삼계탕)

큼지막한 뚝배기를 꽉 채울 정도로 큰 닭을 팔팔 끓인 삼계탕(8000원)은 장정 한 사람이 1인분을 해치우기 힘들 정도다. 녹각, 인삼, 대추, 밤, 마늘 등 삼계탕에 들어간 내용물들도 하나같이 큼직큼직하다. 삼계탕 뚝배기를 다 비우고 나면 녹두죽이 나온다. 고추장의 고장 순창답게 우정식당에서도 고추장, 된장을 많이 담가둔다. 투박한 된장과 달콤한 고추장 맛은 일품. 그냥 밥과 고추장만 먹는 것으로도 입맛이 돈다. 한정식(8000원)은 푸짐한 반찬에 더덕, 마늘, 무, 오이 등 장아찌들이 곁들여진다. (063) 653-2627

*찾아가는 길: 순창 버스터미널 대각선 방향에 큰 길가에 있다.

▶ 남원집 (순창군 순창읍/ 한정식)

남원에서 시집 와 순창에서 식당을 연 지 40년 가까운 세월. 남원집 한정식 상은 주인 할머니의 나이만큼이나 연륜과 맛이 들었다. 한정식(6만원) 상을 받으면 무려 70여 가지 반찬이 한 상에 올라오는데, 가짓수에 비해 상 크기가 작아 두 겹으로 차곡차곡 포개져 나온다. 반찬을 종류별로 하나씩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지경이니 직접 가서 그 풍성함을 눈으로 느껴보시기 바란다. 자주 온 사람들은 아예 음식이 남을 걸 대비해서 빈 그릇을 갖고 와서 싸간다고 한다. (063) 653-2376

*찾아가는 길: 순창 현대병원 바로 맞은 편 골목 안에 있다.

▶ 동원식당 (구례군 구례읍/ 산채백반)

지리산으로 올라가는 관문인 구례의 동원식당은 한정식 (7000원)으로 오랜 명맥을 잇고 있는 집이다. 사실 한정식이라고 하기보다는 산채백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할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동원식당의 한정식 상에는 산나물 냄새가 푸르게 묻어난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시원하면서도 쌉싸름하고 향이 강한 더덕 맛에 빠져 다른 반찬은 쳐다보지도 않고 밥 한 그릇을 비웠다. 된장찌개, 생선구이, 돼지불고기 등 스물댓 가지의 반찬이 펼쳐지는 밥상에 지리산 깊은 골의 맛이 남아 있다. (061) 782-2221

찾아가는 길: 구례 우체국 후문 앞에 있다.

▶ 가든산장 (곡성군 죽곡면/ 은어회)

곡성에서 구례구역까지 이어지는 17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그 길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아름다운 압록유원지가 있다. 맑은 강물을 바라보며 먹는 은어회와 참게매운탕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지금은 거의 다 양식이라 자연산 은어에서 나는 수박향까지 맡을 수는 없지만 깨끗한 섬진강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압록의 은어회다. 은어회로 입맛을 개우고 참게매운탕을 먹는 것도 푸짐하다. 맛있는 참게는 노란 알(실제는 알이 아니라 내장)을 깨물면 뭐라 설명하기 힘든 꽃 같은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진다. 입맛의 사치다. (061) 362-8343

*찾아가는 길: 곡성에서 구례 쪽으로 가다보면 압록유원지가 나온다. 압록교를 넘자마자 우회전하면 강변에 있다.

▶ 석곡식당 (곡성군 석곡면/ 돼지불백)

여수와 순천에서 올라오는 트럭 운전기사들의 돈을 긁어 모았다는 돼지불백(6500원)의 명가. 남도에도 이름난 기사식당들이 몇 있는데, 그런 종류의 집 중 가장 원조다운 집 중 하나라고 보면 맞다. 갖은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굽는데, 부엌에서 굽는 냄새가 풍겨오며 배고프게 만든다. 껍질과 비계까지 잘 붙어 있는 돼지고기는 생김새부터가 먹음직스럽다. 불고기 양념은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이다. 남해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리는 바람에 이제는 한적한 마을이 되었고, 손님도 예전같지 않지만 돼지고기 맛과 양념 맛을 보면 충분히 그 내력을 알 수 있다. (061) 362-3133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석곡으로 빠지면 석곡파출소 건너편에 있다.

 ▶ 투가리추어탕 (순천시 풍덕동/추어탕)

투가리란 남도에서 뚝배기를 뜻하는 사투리다. 무거운 뚝배기에 하나 가득 채워서 나오는 추어탕이 국물만 언 듯 봐도 진해 보인다. 미꾸라지를 잘 갈아 넣은 국물에 다진 고추와 젬피가루를 넣어서 먹는다. 조심해야 할 점은 고추가 미치도록 맵기 때문에 양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젬피가루도 산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초보다 훨씬 향과 맛이 강하다. 씹는 맛이 좋은 시래기와 혀에 약간씩 걸리는 추어, 고추와 젬피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 투가리추어탕은 강한 추어탕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061) 742-0862

*찾아가는 길: 풍덕동 당산나무 놀이터 바로 옆에 있다. 주택가 안이므로 찾기가 좀 힘들다. 전화 문의하는 게 편할 듯.

 

 

[맛기행 / 전남] 여수시, 보성군, 담양군

▶ 잠수기회타운 (여수시 국동/ 생선회)

늦봄부터 가을까지 여수 인근을 휩쓰는 회는 ‘하모’다. 여수 지방에서는 갯장어를 일본 말인 하모로 부른다. 갯장어는 잘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회(2만5000원)가 일품이다. 넓적하게 포를 뜬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잠깐 담갔다가 꺼내 먹는 샤브샤브식의 유비끼(2만8000원)도 맛있다. 갯장어 뼈와 대가리를 푹 고아서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갯장어 맛이 일품이다. 잠수기회타운은 대형 식당이라 다양한 횟감들이 많다. 갯장어가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회를 선택할 수 있다. 뻥 뚫린 창가에 앉아 여수항을 내려다보는 낭만도 있는 집이다. (061) 640-20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소경도 선착장 나루터가 있는 국동 어항단지 안에 있다.

▶ 칠공주장어탕 (여수시 교동/ 장어요리)

이른 아침부터 여수 사람들의 술독을 달래주는 장어탕 한그릇으로 유명한 집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에 후추를 뿌려서 톡 쏘는 느낌이 좋다. 기름지고 두둑한 장어탕뿐 아니라 장어 내장을 듬뿍 넣은 내장탕 맛도 좋다. 이 집에선 아나고(붕장어)를 재료로 쓴다. 숯불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냄새와 연기가 싫은 사람은 아예 주방에서 구워달라고 해도 된다. 장어 맛도 좋고 양념 맛도 일품이다. 식당 주인네가 딸만 일곱이라 칠공주식당이라고 한다. (061) 663-15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교동 광주은행 뒤쪽 장어탕 골목 안에 있다.

▶ 구백식당 (여수시 중앙동/ 서대회)

납짝하고 길쭉하게 생긴 여수의 명물 ‘서대’를 회로도 먹고, 조려서도 먹는다. 구백식당은 서대회로 유명한 집이다. 막걸리 식초와 새콤, 달콤, 매콤한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서대회는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을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두사람이 1인분(1만원)을 시켜 밥에 비벼 먹어도 좋다. 여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풍생이 구이를 서대회와 곁들이면 여수의 전통적인 재료와 음식들을 다 맛보는 셈이다. 구백이라는 상호 그대로 전화번호도 구백번이다. (061) 662-0900

*찾아가는 길: 여수 중앙동로터리 천일약국 바로 뒤에 있다.

▶ 명신식당 (여수시 중앙동/ 낙지볶음)

낙지볶음 한 가지 메뉴만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낙지는 힘이 좋고, 맛은 찰지고 쫄깃쫄깃하다. 오랫동안 낙지볶음(2인분 기본 1만6000원)만 해온 덕에 주방에서 내온 볶음 재료가 손님의 입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모든 움직임이 매끄럽다. 매운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울려 적당한 담백하다. 까만 후라이팬에 올라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보면 사람들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든다. 불에 달궈진 뜨끈뜨끈한 낙지를 그냥 떠먹어도 되고, 밥에 얹어서 비벼먹어도 된다. (061) 662-3990

*찾아가는 길: 여수 외환은행 바로 뒤편에 있다.

▶ 한길로회관 (보성군 보성읍/ 전어회)

한길로회관은 군 단위 중심지의 유명 식당답게 한정식을 비롯해 모든 음식을 다 한다. 전어로 유명한 보성답게 가을이 오면 맛있는 전어가 상에 오른다. 새벽부터 시장에서 통통한 전어를 사다가 매콤한 양념에 회를 무치거나 구워서 내놓는다. 전어 내장은 다 끄집어내서 보성 명물 돔베젓을 담근다. 전어구이 하나만 올라가도 밥상이 풍성해진다. 전어를 구운 후 양념장을 살짝 발라서 내오는데, 한 군데도 버릴 게 없을 정도로 머리까지 쪽쪽 빨아 먹어도 된다. (061) 852-3281

*찾아가는 길: 보성읍내 경찰서 옆에 있다.

▶ 행낭횟집 (보성군 회천면/ 전어회)

가을 전어, 가을 바다를 동시에 만끽하려면 율포를 찾아가는 게 어떨까. 해수욕장 때문에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을철 율포는 고요하고 한적한 바닷가다. 행낭횟집은 율포에서만 40년 가까이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집. 빨간 양념에 무쳐내오는 전어회 맛이 고소하다. 전어회를 밥 위에 얹어 내오는 걸 여기선 회덮밥 대신 전어회비빔밥이라 한다. 회천면에서 나는 쪽파는 맛있기로 유명한데, 맵고 강한 맛이 살아 있는 쪽파김치까지 곁들이면 더 바랄 게 없다. 근처에 해수온천탕이 있어 뜨끈한 물에 몸을 한 번 담그고 오는 것도 좋다. (061) 852-8072

*찾아가는 길: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에서 면사무소를 찾으면 그 옆에 있다.

▶ 국일식당 (보성군 벌교읍/ 백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였던 벌교. 벌교읍내에서 백반을 전문으로 30년 이상 상을 차려온 집이다. 5000원, 7000원, 1만원짜리 백반상이 있다. 남도의 백반집답게 서너가지 젓갈은 기본이다. 보성 특산 전어속젓, 토하젓, 대구아가미젓, 바지락젓 등이 철따라 올라온다. 생선매운탕, 양태찜, 굴비구이, 홍어찜, 해물전, 쭈꾸미불고기, 새우찜, 게장 등 다양한 요리가 입맛을 돋우는 집이다. 그때그때 나오는 반찬이 달라지니 여기 쓴 것말고 다른 반찬이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보시길. (061) 857-0588

*찾아가는 길: 벌교 남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다.

▶ 벌교우렁집 (보성군 벌교읍/ 우렁회) (061) 857-7613

노총각이 우렁색시를 구하는 것도 아니건만 우렁이 회를 먹기 위해 벌교까지 달려가 볼 만한 집이다. 외제 우렁이를 쓰는 다른 곳과는 달리 오로지 토종 우렁이만 고집해 쓰는 곳이다. 우렁이를 먹다 보면 입 안에서 잔모래처럼 사각사각 씹히는 게 느껴지는 데 그게 바로 우렁이 새끼들이다. 살모사처럼 어미를 파먹으면서 자라는 것이다. 진한 모성애에 울고, 우렁이 맛에 웃는다. 야채와 함께 무친 우렁회(1만5000원, 2만5000원)나 구수한 우렁이된장국(6000원) 모두 맛이 좋다.

*찾아가는 길: 벌교 읍내 홍교 근처에 있다.

▶ 전통식당 (담양군 고서면/ 한정식)

5년 묵은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불행하게도 이집 자랑거리인 5년 묵은 김치는 다 떨어졌고, 이제는 3년 묵은 김치만 남아 있다. 하지만 김치 맛이 일반 김치와는 격이 다르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반찬들도 맛있다. 젓갈과 장아찌, 참게장, 두릅, 머위, 쇠고기 산적, 계란찜, 병어조림 등 40가지 정도의 반찬이 화려하다. 남도 한정식 집은 대개 기본 상이 4인부터 시작되지만, 이 집은 두 사람도 단출하게 상을 받을 수 있다. 1인분 2만원. (061) 382-3111

*찾아가는 길: 무등산 뒤편 광주댐 근처 소쇄원 가는 길에 있다.

▶ 민속식당 (담양군 담양읍/ 죽순요리)

죽순은 봄날의 나른한 입맛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매년 봄비가 내리고 나면 우후죽순 올라오는 햇죽순을 대량으로 사서 염장 보관, 일년 내내 싱그러워 보이는 죽순을 내온다. 물에 담가 아릿하고 떨떠름한 맛을 뺀 죽순을 쇠고기 생안심과 함께 무친 게 죽순육회 (1만8000원). 죽순회(1만원)는 죽순과 우렁이, 풋고추, 오이 등을 넣고 매콤달콤새콤하게 무친다. 어느 걸 먹어도 시원하고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온 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원래는 ‘민속의 집’이었으나 간판을 새로 바꿔 달았다. (061) 381-2515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신식당 (담양군 담양읍/ 떡갈비)

떡갈비는 광주나 해남 등 남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떡갈비 하나를 제대로 만들려면 귀찮을 정도로 잔손이 많이 간다. 갈비에 붙어 있는 살만 발라서 채를 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다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구워낸다. 담양은 특히 떡갈비 집이 많다. 부드럽고 고소한 떡갈비를 간판 메뉴로 내건 신식당은 초벌구이를 한 떡갈비를 잔불에 따뜻하게 해가면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2~3년간 남도음식축제에 가면 담양의 대표선수로 참여하는 식당이다. (061) 382-9901

*찾아가는 길: 담양 읍내 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덕인갈비 (담양군 담양읍/ 불고기)

남도로 식도락 여행을 떠날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담양이다. 워낙 손맛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라 어느 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덕인갈비도 신식당과 더불어 담양 떡갈비의 양웅이라 할 만하다. 떡갈비(1인분 1만2000원)를 만드는 아줌마들의 손놀림이 바삐 돌아간다. 품질 좋은 죽향한우에 간장, 양파, 배 등 야채와 과일로 맛을 낸 장터불고기(한 근 2만4000원) 맛도 일품이다. 국물 없이 구운 바싹불고기의 맛이 이름 그대로 장터에서 구워먹는 것 같다. (061) 381-3991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맛기행 / 전남] 무안, 나주, 영암, 목포, 해남

▶ 사창짚불구이(무안군 몽탄면/ 삼겹살구이)

부산 기장 쪽에 가면 짚불 꼼장어구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집 대표 메뉴는 짚불에 구운 삼겹살구이다. 삼겹살(6000원)을 주문하면 주인 아주머니가 미리 석쇠에 가지런히 쟁여둔 삼겹살을 짚불에 화르륵 불을 붙여 순식간에 구워낸다.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짚불의 강한 화력 때문에 드문드문 약간씩 탄 삼겹살이 오히려 더욱 고소하다. 석쇠 사이로 기름기가 빠지면서 고기 맛은 더 쫄깃쫄깃해진다. 호남선 기적소리를 들으며 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다. (061) 453-7778

*찾아가는 길: 무안군에서 호남선이 지나가는 사창역을 찾으면 그 가까이 있다.

▶ 나주곰탕 하얀집(나주시 중앙동/ 곰탕)

언제부턴가 나주곰탕이라는 말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지금 주인의 할머니가 장터에 나가 국밥을 만들어 팔던 게 지금의 나주곰탕이 됐다고 한다. 출가한 딸들도 외지에서 곰탕집을 경영하고 있으니, 4대째 곰탕 역사가 이어진다. 식당에 들어가 그냥 ‘탕 하나요!’ 하고 외치자 양지, 사태, 머리곡 등을 푸짐하게 넣어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양이 많은 곰탕(5000원)이 순식간에 나온다. 언제 가든지 항상 가마솥에 펄펄 끓고 있는 곰탕을 볼 수 있다. 뜨끈뜨끈한 곰탕 국물 위에 계란 지단과 파, 고춧가루를 살짝 얹은 게 시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061) 333-4292

*찾아가는 길: 옛 나주군청(현 시의회) 앞에 있다.

▶ 쌍둥이가든(영암군 삼호면 / 짱뚱어탕)

쌍둥이가든 메뉴는 짱뚱어탕과 추어탕 두 가지뿐이다. 두 가지 음식 모두 주재료인 짱뚱어나 미꾸라지를 갈아 끓인 탕이다. 원래 모양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푹 삶은 후 체에 걸러서 형체가 보이지 않도록 간다. 그런 다음 푹 끓여 진국으로 먹으면 된다. 국물은 배추우거지를 넣어 매콤하게 끓였다. 발간 국물이 보기에도 얼큰해 보인다. 갯벌에 가면 기다가 뛰다가 하면서 마치 네발 달린 짐승처럼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게 있는데, 바로 짱뚱어다. (061) 462-5637

*찾아가는 길: 목포 영산강 하구둑에서 영암 쪽으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오른쪽 대로변에 있다.

▶ 호산회관(목포시 용당2동/ 낙지요리)

‘세발낙지’의 고장 목포에서도 호산회관은 낙지 요리에 관한 한 첫손에 꼽히는 집이다. 낙지 요리라면 뭐든지 있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메뉴만 주욱 읊어봐도 낙지를 조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다. 세발낙지(한 마리 3500원), 낙지데침(3만원), 낙지다짐 외에도 낙지구이(1만5000원), 낙지초무침(1만 5000원), 낙지볶음, 낙지즉석전골, 낙지돌판구이, 낙갈(낙지ㆍ갈비)대하찜, 낙지산적, 연포탕, 불낙(불고기ㆍ낙지)전골, 낙지덮밥, 낙지비빔밥, 낙지죽까지 없는 게 없다. 입에 쩍쩍 들러붙는 싱싱한 놈들을 참 잘도 골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낙지 외에 일식 사시미도 한다. 가끔씩 새로 개발한 낙지 요리를 먹는 건 호산회관에 가는 즐거움이다. (061) 278-0050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삼호광장 근처에 있다.

▶ 영란횟집(목포시 중앙동/ 민어회)

여름철 민어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영란횟집은 민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민어 맛 하나만큼은 으뜸이다. 냉장고 안에는 항상 20~30명은 달라붙어야 먹을 정도로 큰 민어가 몇마리씩 드러누워 있다. 그 큰 민어를 통째로 잡으니 부드러운 맛부터 쫄깃쫄깃한 씹는 맛까지, 몸통에서 꽁지까지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다. 민어의 다양한 부위와 껍질이 붙어 있는 뱃살까지 함께 나오는 민어회 한 접시가 메인 디쉬다. 여기에 민어껍질, 부레, 양념한 민어뼈 등이 나온다. 회를 다 먹고나면 민어매운탕이 나온다. 다른 회도 있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 민어 외에 달리 무엇을 먹으랴. (061) 243-7311

*찾아가는 길: 목포시 초원관광호텔 바로 앞에 있다.

▶ 선창횟집(목포시 금동2가/ 준치회)

굳이 ‘썩어도 준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준치 맛의 달고 보드라움을 아는 사람은 안다. 선창횟집은 준치를 남도풍으로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잘 무쳐서 준다. 얇게 포를 뜬 준치회, 각종 야채를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준치회무침이 맛있다. 대접에 밥 한 공기를 엎어 넣고, 준치회무침에 쓱싹 비벼 먹으면 매콤한 준치비빔밥이 된다. 준치는 봄에 나온 걸 급랭시켜 두었다가 녹여가면서 무침으로 쓴다고 한다. 봄철에는 싱싱한 준치를 회로 먹을 수도 있다. 다른 횟감으로는 병어회가 있다. 병어 역시 목포쪽 물이 좋은데, 씹을수록 달콤한 여운이 남는 회다. (061) 244-3708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신안군 교육청 바로 옆에 있다.

▶ 백포식당(해남군 해남읍/ 생선조림)

백포식당은 맵고 맛있는 생선찜(8000원)을 내놓는 집이다. 찜용으로는 주로 갈치, 서대, 조기 등을 쓴다.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통통한 갈치를 먹음직스럽게 졸인 갈치조림은 간간하고 매콤한 맛이다. 갈치는 물론 양념이 푹 배어든 무를 베어먹는 맛도 좋다. 바다가 가까운 동네답게 젓갈 맛이 싱싱하다. 해남의 명물 토하젓을 필두로 조개젓, 전어속젓, 황새기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젓갈만 곁들여도 밥맛이 난다. 백반을 먹듯 편하게 밥을 먹기에 좋은 집이다. (061) 536-3449

*찾아가는 길: 해남 버스터미널에서 약간 내려가면 한국통신 바로 앞에 있다.

▶ 장수통닭(해남군 해남읍/ 닭 한 마리)

간판에는 ‘통닭집’이라 써놓았지만 보통 통닭집을 떠올리면 안된다. 친구가 “해남에 간 길에 장수통닭집에 들러 닭 한 마리 잡아달라고 청하면 아주머니가 뒷산에서 풀어 기르는 큼지막한 토종닭 한 마리씩 잡아와서 요리를 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 속아 갔던 집이다. 친구의 허풍에 넘어간 셈이지만 남도적이고 토속적인 닭 맛 하나는 최고였다. 닭 한 마리(3만원)를 주문하면 닭 육회를 필두로 닭불고기, 닭찜, 닭죽을 차려내온다. 한 마리만 주문해도 어른 네명 정도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닭이 크다. (061) 535-1003

*찾아가는 길: 해남읍내에서 대흥사 가는 길목에 있다.

 

 

[맛기행 / 부산시] 동래구, 수영구, 부산진구, 남구…

▶ 동래할매파전(동래구 복천동/ 해물파전)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 간다’는 말이 있다. 항도 부산의 다채로운 해산물과 맛있는 기장 파의 시원함이 만나 동래파전의 명성을 얻어냈다. 잘 달아오른 기름기가 흐르는 번철(검은색 네모난 철판)에 찹쌀과 쌀가루 반죽, 그 위에 조개, 굴, 쇠고기와 파 등 고명을 얹어서 지진다. 서양식 피자보다 부드럽고 졸깃하다. 푸짐한 장터 인심이 묻어나듯 듬뿍 올려놓은 고명 맛이 파전(1만5000원, 2만원) 맛의 핵심. 예전에는 제일식당이라는 상호로 간판을 달았다가 동래파전의 원조격인 식당답게 상호를 바꾸었다. (051) 552-0792

*찾아가는 길: 동래구청 옆 한빛은행 골목 안에 있다.

▶ 옥미아구찜(수영구 망미2동/ 아구찜)

망미동 일대를 아귀찜 골목으로 만든 부산 아귀찜의 명가. 음식 맛을 본 손님들 표정을 보면 ‘전국 제일의 맛’이라는 주인 자랑이 허풍 같지만은 않다. 냉동 아귀밖에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 있는 아귀의 육질이 얼마나 다른가를 느껴볼 수 있다. 부드러운 살, 쫄깃쫄깃 씹히는 내장, 부위마다 씹는 맛도 다 다르다. 매콤한 양념에도 고추나 마늘만 넣은 게 아니라 해산물을 넣었다. 그래선지 톡 쏘는 이집 아귀찜(1만5000원부터)에선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051)754-3789

*찾아가는 길: 양정로터리에서 수영로터리 쪽으로 가다 고가에서 좌회전, 토곡 방면 100m 정도 거리에 있다.

▶ 가야밀면(부산진구 가야동/ 밀면)

‘빨리 주이소~’. 사람들이 우두커니 앉아 밀면(냉국수의 일종) 한 그릇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급하기로 소문난 ‘부산 싸나이들’의 성질을 밀면 맛 하나로 꽉 잡아버린 곳이다. 문을 열기 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물론 먼저 온 사람부터 밀면을 내오지만 주는 사람 마음대로이니 괜히 ‘빨리 달라’고 재촉해 밉보일 필요는 없다. 40년 전부터 손님들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길들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씹으면서 뚝뚝 끊어지는 면발과 밀면 말던 할머니가 개발했다는 육수 맛도 일품이다. 한번 맛을 들이면 영원히 중독될 것 같다. (051) 891-2483

*찾아가는 길: 동의대 아래 주택가 골목 안에 있어 찾기 힘들다. 전화 문의 요망.

▶ 초원복국(남구 대연동/ 복국)

일반적인 복 요리로는 부산에서 첫손 꼽히는 식당 중의 하나.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 지역 기관장들의 도청사건으로 일약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집이다. 참복 사시미부터 시작해 복 요리라고는 없는 게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부터 복 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민숭민숭하다 싶을 정도로 담백한 국물, 부드러운 복어 살점이 입 안에서 녹는다. 초장을 넣고 식초를 친 시큼한 국물 맛이 입맛을 잡아당긴다. 국물은 물론이오 재료 전체의 맛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해장국으로도 일품인 복국, 아침의 허전한 뱃속을 담백하게 채워준다. (051) 628-3935

*찾아가는 길: 부경대학교 후문 앞에 있다.

▶ 산정(서구 서대신동3가/ 갈비)

산정이라는 상호 그대로 산 속의 정원 같은 집이다. 지금은 없어진 서울의 대원각 같은 분위기를 연상하면 맞다. 호젓하게 앉아 고기를 굽다보면 작은 숲을 이룬 나무들 분위기에 푹 빠져 고기 맛이 더 난다. 고기 맛이 부산 지역에서 최고급이다. 고기를 달콤한 양념에 푹 재운 뒤 구운 양념갈비도 맛있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방갈로 식으로 넓은 산중에 작은 별채들을 지어놓아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시원한 메밀국수인 발국수로 고기 먹은 마무리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도 좋다. (051) 255-1144

*찾아가는 길: 동아대부속병원 근처에 있다. 골목 안이니 전화로 문의.

▶ 오막집(서구 동대신동/ 양구이)

양곱창 구이집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 중 하나다. 소의 첫번째 위인 양구이를 40여년 이상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 정도 세월이니만큼 맛있는 양을 고르는 주인의 식견은 탁월하다. 간을 한 양곱창(9000원)에 숯불이 뿜어내는 직화구이의 맛이 첨가된다. 양을 숯불에 살짝 구우면 쫄깃쫄깃한 내장 특유의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많이 익히면 양 자체의 싱싱하고 부드러운 맛을 보기 힘드므로 짧은 시간에 빨리 굽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간장, 참기름, 마늘 등을 혼합해서 만든 엷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양을 먹고 나서 구수한 누룽지 한 그릇 곁들이면 고기의 느끼함이 그대로 가신다. (051) 243-6973

*찾아가는 길: 동대신동 서부교회 옆 골목 안에 있다.

▶ 구포집(중구 부평동/ 추어탕)

씹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미꾸라지를 보드랍게 갈아넣은 추어탕 맛이 훈훈하다. 부산을 대표하는 경상도식 추어탕집으로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집이다. 진한 추어탕 국물에 고사리를 넣어 추어탕의 구수한 맛이 더욱 발한다. 구수한 장맛도 좋다. 된장을 풀어넣어 수수한 맛이 나는 추어탕에 우거지, 콩나물 등을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야채 종류들을 다양하게 넣어 국물은 거친 감이 가시고 부드러워진다. 부산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집으로 산뜻한 하루를 위해 추어탕이나 복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기에 좋다. (051) 244-2146

*찾아가는 길: 보수동 사거리 한빛은행 뒤에 있다.

▶ 돌고래식당(중구 신창동/ 순두부백반)

2000원짜리 순두부백반으로 이름난 국제시장 명물 집이다. 싼 가격에 비해 맛이 각별해서 박리다매 형식으로 엄청나게 손님을 받는다. 처음 갔을 때는 600원인가를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격이 세배 이상 뛰었지만 여전히 손님들은 줄을 잇는다. 한 자리가 빠지면 금방 다른 손님이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에 숨돌릴 틈 없이 쫓기는 기분으로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그마한 뚝배기에 담아 보글보글 끓인 순두부를 대접에 밥 한 그릇 털어넣고 쓱싹 비벼 먹으면 된다. 매콤한 찌개 국물에 비벼 먹는 밥 한 그릇이 잘도 넘어간다. 싱싱한 겉절이도 전체적인 입맛을 돋운다. (051) 246-1825

*찾아가는 길: 국제시장 안 구 삼천리백화점 앞에 있다. 골목 안이라 찾기 힘들다.

 ▶ 18번 완당집(중구 남포동/ 완당)

날개를 활짝 편 물만두처럼 보이는 완당. 담백한 국물에 콩알만 한 완당이 날개를 펼치고 동동 떠 있다. 넓게 퍼진 완당피와는 대조적으로 자그마한 완당(3500원) 안에는 오밀조밀하게 소, 돼지, 생강, 무 등을 다져 넣었다. 국물에는 파, 계란, 김, 어묵, 숙주나물 등이 들어간다. 완당피가 입 안에서 펄럭거리고, 자그마한 완당 속을 헤집으면서 알맹이를 먹는 느낌이 유쾌하다. 따로 나오는 고춧가루, 식초, 후추를 입맛에 맞게 적당히 뿌려서 먹으면 된다. 초의 시원함이 완당 국물의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얼마 전 내부수리를 해서 깔끔해졌다. (051) 245-0018

*찾아가는 길: 남포동 극장가 부산극장 맞은 편에 있다.

▶ 부산실비집(중구 중앙동/ 붕장어구이)

부산이 고향인 친구가 ‘부산에 가면 꼭 들리는 집’이라며 적극 추천한 집이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붕장어를 굽는 폼이 너무 멋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양념장에 버무린 붕장어를 아주머니가 날렵한 솜씨로 휘휘 뒤집어가면서 초벌구이를 한 다음 각 테이블에 있는 불판으로 옮겨 준다. 고추장이 기본인 양념장 냄새가 매콤하게 코를 자극하고, 슬슬 구워낸 붕장어의 육질이 보드라우면서도 입 안에서 잘근잘근 씹힌다. 양념 맛과 굽는 실력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맛이다. 값싼 선술집 분위기와 부산의 명물 붕장어구이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051) 462-8865

*찾아가는 길: 구 시청 뒤편 옛날 영도다리 건너기 전에 있다.

▶ 목장원(영도구 동삼동/ 갈비, 등심)

잘 숙성시킨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냉장육을 정확한 온도에서 일주일 이상 장기 숙성시킨 후 맛이 절정에 오를 때 식탁에 내놓는다고 한다. 이런 노하우로 최고조의 수입육 맛을 이끌어낸다. 등심이나 갈비 등 한 가지 부위만 주문하는 것도 좋지만, 특모듬을 주문하면 안창살, 갈비살, 새치 같은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양질의 쇠고기구이를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집이다. 고깃집 이외에도 넓은 대지에 피자리아와 브라질식 추라스코 집이 같이 영업 중이다. 한 공간 안에 세 가지 식당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창 밖에는 부산 앞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진다. (051) 404-5000

*찾아가는 길: 영도 해변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있다.

▶ 금수복국(해운대구 중동/복국)

해운대에서 소주를 마시고 쓰린 속, 아픈 머리를 쥐어잡고 갔다가 한방에 술기운이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집이다. 바로 부산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 복국의 위력이었다. 30년 넘게 장사를 한 때문인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게 안에서는 복국, 복매운탕 등 복어 냄새가 잔뜩 배어 있다. 복국과 매운탕 다 1인분씩 냄비에 따로 나오는데, 시원함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복국이 더 낫다. 복어와 미나리, 콩나물, 마늘 다진 것 등을 넣어 속을 시원스레 풀어주는 데 그 맑은 국물의 개운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051) 742-3600

*찾아가는 길: 해운대구청 바로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대구시] 중구, 남구, 수성구

▶ 강산면옥(중구 교동/ 냉면)

경상도의 이름난 냉면집으로 부산의 원산면옥, 대구의 강산면옥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강산면옥의 역사는 한국전쟁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0년 넘게 냉면 한 그릇에 심혈을 기울여 시내에도 분점을 여러곳 내면서 대구 지역 냉면 시장을 평정해버린 집이다. 육수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매니아들의 불평도 있지만 여전히 대구를 대표하는 시원한 냉면 맛이다.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주먹밥과 사리를 곁들인 김치말이는 언제 먹어도 시원하다. 여름보다는 오히려 추운 겨울날 먹는 맛이 더 긴 여운을 남긴다. 꿩고기를 약간 넣은 냉면 맛은 국물과 면의 조화가 좋다. 국물은 감칠 맛이 나고, 면발도 졸깃졸깃 씹힌다. (053) 425-0840

*찾아가는 길: 교동시장 안 강산백화점 3층에 있다.

▶ 실비갈비찜식당(중구 동인1가/ 갈비찜)

동인동 갈비찜 골목에는 같은 스타일의 갈비찜 집만 스무군데 이상 늘어서 있다. 이 골목에서 먹는 갈비찜 맛은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유별난 맛. 노란 양은그릇에 담겨 나오는 갈비찜은 빨간 양념으로 만들었다. 마늘과 고춧가루 등을 듬뿍 넣어 적당히 맵고 자극적이다. 대구 사람들이 좋아하는 투박한 매운 맛에 달콤한 맛이 가미됐다. 서울식의 갈비찜을 상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매운 갈비조림에 가깝다.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아니라 안주감으로도 훌륭하다. (053) 424-6931

*찾아가는 길: 대구역에서 동인로터리를 지나자마자 첫 골목에서 우회전, 골목 안에 있다.

▶ 교동따로(중구 전동/ 따로국밥)

‘국일따로’식당과 더불어 시내 한복판 따로국밥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집이다. 따로국밥 전문 식당 네 군데가 연이어 서있는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따로국밥은 쇠뼈를 한데 넣어 푹 끓인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덜렁 ‘따로’ 내놓는다 해서 붙인 이름. 선지를 같이 넣고 끓여 선지 씹히는 감촉이 부드럽다. 국물은 해장이나 식사용으로 다 좋다. 무는 한 입씩 베어 물 때마다 무에 스며든 국물 맛까지도 느껴진다. 따로국밥(3500원) 수육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53) 254-8923

*찾아가는 길: 만경관 극장과 중앙지하상가 사이 대로변에 있다.

▶ 상주식당(중구 동성로2가/ 추어탕)

겨울에 이 집에 잘못 가면 무조건 헛걸음이다. “자연산 미꾸라지와 노지 재래종인 조선 배추가 없는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문을 닫습니다. 4월1일에 꼭 오십시오.” 그래서 만우절날 찾아가면 약속이라도 한듯 겨우내 추어탕에 굶주린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이렇게 겨울 내내 문을 닫는 ‘배짱 장사’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추어탕의 맛이나 질로는 자신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체로 곱게 걸러 부드럽게 넘어가는 추어탕 국물, 기름기를 쏙 빼내 담백한 곱창, 신맛이 우러나는 계피가루, 항상 변함없는 상주식당의 추어탕 맛이다. (053) 425-5924

*찾아가는 길: 대구백화점 신관 뒷골목 안에 있다. 찾기가 힘들다.

▶ 진골목식당(중구 종로2가/ 육개장)

서울에서 보기 힘든 게 맛있는 육개장집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시내에 육개장 집이 꽤 많았는데, 요즘은 육개장이라는 메뉴조차 보기 힘들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대구 지방 음식으로 육개장을 꼽았다. 하지만 대구에서조차 이제는 제대로 된 육개장 집을 찾기 힘들다. 진골목식당은 아주 고전적인 육개장(4000원) 맛을 보여준다. 오래 달인 사골 국물에 쇠고기와 대파, 토란줄기를 푹 끓여서 내온다. 끓인 시간 만큼이나 국물 맛은 짙게 우러나고, 뭉근하게 허물어지는 내용물들도 알차다. 상에 내올 때 마늘 다진 것과 후추를 뿌려서 먹으면 된다. (053) 253-3757

*찾아가는 길: 제일극장 맞은편 농협 옆 골목 안에 있다.

▶ 에스파냐(남구 대명9동/ 스페인요리)

대구 앞산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맛있는 집 중 하나가 스페인 음식점 에스파냐다.. 가게 안은 플라멩고를 비롯한 스페인 민속음악이 낭만적으로 흐른다. 스페인식 해물잡탕밥이라 할 수 있는 빠에야가 우리 입맛에도 잘 어울린다. 냄비에 새우와 조개 종류를 넣고 만든 빠에야의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을 만하다. 매콤한 닭요리, 새우요리 등이 곁들여지는 발렌시아 코스(1만2000원)는 저렴한 가격에 근사한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진홍빛 칵테일 샹그리아 한 잔 곁들이면 분위기도 더 바랄 게 없다. (053) 622-2295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근처에 있다.

▶ 대덕식당(남구 대명9동/ 따로국밥)

건물 네 채의 1층을 헐어 이어 붙여만들었는데도 발 붙일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집이다. 대구 사람들이 앞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들려서 따로국밥(3000원)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는 도시락집. 고기 육수에 우거지를 넣고 오래도록 끓여서 시원한 맛이 더하다. 그렇게 끓인 국물에 선지를 따로 넣었다. 선지의 싱싱함이 푹 고은 국물의 따뜻함과 잘 어울린다. 국물 따로 밥 따로 한 그릇 비우는 기분은 따로국밥의 본고장 대구에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대구 따로국밥의 상징과도 같은 집이다.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맞은편 쪽에 있다. (053) 656-8111

▶ 미성복불고기(수성구 두산동/ 복불고기)

‘매워 봐야 얼마나 매울까’ 하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고추, 후추, 마늘 등 자극이 심한 향신료를 몰아 넣은 양념 맛이 코를 찡하게 만든다. 하지만 복불고기는 독한 자극에도 불구하고 먹게 되는 별미다. 은복을 쓰는지라 복어 자체의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입을 호호 불면서도 계속 수저가 갈 정도로 매운 맛의 당기는 힘이 강하다. 이 집에서 직접 재배한 마르고 질긴 콩나물은 씹는 맛이 좋고, 어슷하게 썬 파 맛과 잘 어울린다. 콩나물에까지 온통 매운 양념이 배어들었다. 먹고난 후 밥을 비벼 먹을 때까지도 입 안에서 후끈거리는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053) 764-8896

*찾아가는 길: 수성구 전신전화국에서 200m 거리의 대로변에 있다.

 

 

[맛기행 / 울산] 남구, 동구

▶ 원조집(남구 무거1동/선지국)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로 울산의 아침을 시작하는 집 중 하나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선지국이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하다. 새벽 내내 끓인 벌건 사골 국물에 짙은 자주빛이 감도는 싱싱한 선지가 담겨 나온다. 국물의 개운한 맛과 선지, 콩나물, 파의 시원함이 한데 어우러진다. 아침이나 점심은 가볍게 선지국 한 그릇이, 저녁 시간에는 곱창 메뉴가 어울린다. 얼큰한 곱창전골 국물이나 고소한 곱창구이에 대포 한 잔 곁들이는 것도 괜찮다. (052) 277-1453

*찾아가는 길: 무거동 삼호볼링장 바로 옆에 있다.

▶ 송강정(남구 삼산동/갈비)

울산 인근에는 쇠고기가 맛있는 지역이 많다. 송강정은 울산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갈비 맛을 내는 곳 중 하나다. 양념 맛의 달보드래한 정도나 양념이 잘 배어든 육질이 다 괜찮다. 부드러운 육질의 갈비에 칼집을 많이 내서인지 씹히는 느낌도 별로 안든다. 양질의 고기를 잘 골라 상에 올려놓는 실력은 이 집의 전통을 느끼게 한다. 식사는 돌솥밥에 매운 게장, 굴, 문어, 무생채 등 깔끔한 반찬이 곁들여진다. (052) 258-6633

*찾아가는 길: 모드니백화점 뒤 강변도로에 있다.

▶ 함양집(남구 신정3동/ 비빔밥)

70여년 동안 이른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비빔밥을 만들어 팔아 왔다. 3대에 걸쳐 내려온 손맛이 배어나는 집이다. 무겁고 노란 놋쇠그릇에 소복하게 담아오는 비빔밥이 먹음직스럽다. 따뜻한 밥 위에 쇠고기 육회 약간, 고사리, 숙주, 무, 미역, 계란지단 등을 얹어서 내온다. 이 재료들을 고추장 양념에 싹싹 비벼서 먹으면 된다. 한끼 거리로는 모자람이 없는 간편한 비빔밥 한 그릇이다. 묵과 국물을 숟가락으로 같이 떠먹으면 뱃속이 금세 두둑해지는 묵채도 깔끔하게 나온다.(052)275-6947

*찾아가는 길: 시청 맞은편 경남은행과 농협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 경주할매집 (남구 신정2동/나물정식)

맛있는 식당 음식 솜씨의 가장 큰 비결은 장맛에 있다. 달보드레한 고추장과 깊은 맛이 담겨 있는 된장이 이 집 음식 맛의 기본기를 드러낸다. 무, 미역, 콩나물 등을 넣고 고추장과 함께 매콤하게 비벼 먹는 나물정식이 단출하면서도 맛깔스럽다. 갈무리를 잘해둔 반찬들도 전반적으로 밥 맛을 잘 뒷받침해 준다. 오징어식해나 참가자미조림, 달래, 콩잎, 무장아찌 등 밑반찬 하나 하나에 손이 많이 간 것 같다. 메뉴에 올라온 옥돔구이나 갈치구이는 다 제주도산을 들여다 쓴다고 한다. (052) 274-6894

*찾아가는 길: 울산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금 내부 수리중.

▶ 터미널해장국 (남구 달동/ 해장국)

터미널해장국 집은 울산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서울에서 울산까지 먼 여행 길의 여독을 가볍게 풀어주기에도 적합한 집이다. 옥호 그대로 버스터미널에서 가깝기도 하고, 맛도 적당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내내 문을 여는 만큼 주방 안에서 하루종일 사골국물을 끓이는 것이 이집 맛의 비결. 오랫동안 푹 달인 국물과 싱싱한 선지, 야채를 넣은 해장국이 시원 담백하다. 들어간 재료들도 먹는데 부담이 없고, 국물 맛과도 잘 어울린다. (052) 260-7997

*찾아가는 길: 현대백화점 울산점에서 백화점 100m 정도 근처 사거리에 있다.

▶ 왕고래집 (남구 장생포동/고래고기)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시절의 장생포항은 떠들썩한 동네였지만 지금의 장생포항은 빛바랜 사진처럼 한적하기만 하다. 고래고기집은 거의 사라졌지만 왕고래집만은 여전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고래 자체가 워낙 커서 부위마다 다양한 육질과 다채로운 맛을 낸다. 수육(3만원)을 시키면 뱃살, 갈비, 허파, 갈비살, 곱창, 지느러미, 대롱창 같은 다양한 특수 부위들을 모듬으로 먹어볼 수 있다. 쇠고기 육회와 비슷한 고래고기 육회(2만원)도 도전해볼 만하다. (052)261-7075

*찾아가는 길: 장생포항으로 들어가면 한양사진관 앞에 있다.

▶ 남석회집(동구 방어동/생선회)

울산의 방어진시장은 다양한 해산물의 보고다. 남석회집의 수조에서 놀고 있는 생선을 골라서 먹어도 되고, 시장에서 횟감을 사다가 양념만 따로 사서 먹어도 된다.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통에서 먹는 회의 싱싱함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매운탕 솜씨도 근사하다. 밥 위에 횟감을 얹어서 매콤달콤한 양념장에 쓱싹 비벼 먹는 회밥도 경상도 해안가의 별미. 가을철이면 맛 오른 전어를 먹는 것도 즐겁고, 겨울철에는 도미회나 오돌오돌한 홍해삼 맛도 좋다. (052) 252-8000

*찾아가는 길: 방어진 방파제 방어진 철공소 바로 옆에 있다.

▶ 할매낙지(동구 일산동/낙지볶음)

부산 범일동 일대의 먹자골목에는 낙지집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이 동네가 바로 조방낙지촌이다. 조방낙지에서 먹던 낙지볶음을 울산 할매낙지에서도 맛볼 수 있다. 매콤한 낙지볶음 맛의 비결은 주인 아주머니가 배합해서 만드는 양념장 속에 숨겨져 있다. 까만 프라이팬에 낙지와 야채를 올려놓고 그 위에 양념장을 듬뿍 얹는다. 빨간 양념으로 덮인 낙지를 보글보글 조려가면서 적당히 익으면 양념이 밴 낙지부터 한 점씩 집어서 먹으면 된다. 혀를 찌르듯이 매운 맛이다. 낙지말고도 새우나 곱창을 곁들여서 볶아 먹어도 된다. (052) 232-8740

*찾아가는 길: 현대미포조선 쪽으로 가면 동구청과 현대중전기 사이에 있다.

 

 

[맛기행 / 경북] 포항시, 경주시

▶ 해송정 (포항시 송라면/ 생선회)

바람에 밀려 내륙 쪽으로 머리를 향한 ‘바다 소나무’들이 자아내는 운치가 최고다. 식당 주변에 해송이 많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해송정. 먼저 동해산 백합을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이 나온다. 밑반찬으론 소라와 해삼 종류가 따라붙는다. 물론 철따라 밑반찬 종류는 바뀐다. 횟감으론 광어, 도다리, 게르치, 방어, 숭어, 가자미 등이 주로 쓰인다. 모듬회(3만5000원부터)를 주문하면 회를 세가지 정도 떠서 접시에 빙 두르고, 한 가운데에 탱탱한 소라회를 썰어주기도 한다. (054) 246-1636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영덕으로 가다가 청하사거리에서 월포해수욕장 쪽으로 가면 된다.

▶ 연일물회 (포항시 연일읍/ 물회)

시원한 물회를 빼고 포항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처음 이 집에 가서 물회(1만원)를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주인 얼굴을 살짝 엿보게 됐다. 해병대 출신다운 터프함이 넘쳤지만 음식 만드는 손길은 지극히 섬세하다. 가자미를 송송 썰어 큼지막한 대접에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내준다. 이렇게 만든 양념 가자미회에 차가운 물을 부어서 먹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모듬회(3만원부터)가 있지만 수조를 들여다보면 가장 잘 구비되어 있는 건 가자미 종류들이다. 도다리회도 먹음직스럽고, 가을철 전어도 좋다. (054) 285-5281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남부경찰서를 찾으면 300 정도 거리에 있다.

▶ 대보전복도매집 (포항시 대보면/ 생선회)

동해의 끝 호미곶 등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동해의 해수를 끌어들인 수조 안에는 온갖 횟감들이 싱싱한 눈빛을 하고 헤엄치고 있다. 광어, 도다리, 우럭, 아구, 놀래미, 쥐치 등 익숙한 생선들과 이노래기, 장치 등 딴 데서는 보이지도 않는 잡어들까지 넘쳐난다. 모듬회(3만원부터)는 생선들의 싱싱함만큼이나 괜찮고, 잡어 몇가지를 그대로 세꼬시로 먹는 맛도 자극적이다. 영덕 못지않게 대게들도 탐스럽다. 전복도매집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전복이 주메뉴는 아니다. 싱싱한 횟감을 파는 일반 횟집으로 보면 된다. (054) 284-2226

*찾아가는 길: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가면 등대박물관 못미쳐 해안도로에 있다.

▶ 유림식당 (포항시 동빈동/ 해삼비빔밥)

해삼비빔밥(1만원)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이름난 집이다. 전국 최초의 해삼비빔밥 집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해삼비빔밥에는 해삼과 오이, 배, 김, 파 등이 들어간다. 여기에 식초, 마늘, 깨소금을 잘 배합한 간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해삼을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서 보관했다가 얹어서 내온다. 처음엔 딱딱하던 해삼이 밥 온도로 인해 연해진다. 이렇게 부들부들 해진 해삼이 입안으로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 해삼이 주인공이지만 같이 들어간 오이와 배의 시원함도 비빔밥의 맛을 배가한다. 새콤매콤하게 무친 해삼무침도 맛있다. (054) 246-5362

*찾아가는 길: 포항 육거리에서 전매청을 찾으면 그 근처에 있다.

▶ 동해별관 (포항시 대도동/ 해물정식)

해물정식과 해물코스정식, 메뉴는 이렇게 두 가지뿐이지만 계절에 따라 바뀌는 상차림은 변화무쌍하다. 해물로만 구성된 메뉴들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을까. 해물정식에(1만원)는 크게 다섯가지 요리가 등장한다. 회, 매운탕, 구이, 튀김, 숙회다. 해산물이 풍부한 동네인만큼 회나 매운탕, 구이에 쓰이는 생선들도 다양하다. 메기매운탕(민물고기)과 가자미구이(바닷고기)가 동시에 나오기도 한다. 홋때기(쑤기미의 일종) 식해는 이 집의 별미다. 해물 코스정식(2만원)에는 새우, 튀김, 초밥 등 좀 더 고급스러운 음식들이 추가로 나온다. (054) 281-9579

*찾아가는 길: 포항 문화예술회관 바로 맞은 편에 있다.

▶ 늘시원 바다속의 집 (경주시 감포읍/ 생선회)

감포 앞 바다에 자리잡은 이 식당은 회보다도 분위기로 기선을 제압한다. 이 집 지하층은 특수 건축구조로 바다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 해놓았다. 벽 전체를 유리로 만들어 놓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마치 거대한 수족관 안에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리창 바깥에는 헤비급 방어와 도미들이 헤엄치고 있다. 이런 광경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경주 사람들이 회를 먹기 위해 주로 찾는 감포이니만큼 이 동네에도 횟감은 풍성하다.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이다. 가격은 기본 3만원부터. (054) 744-1177

*찾아가는 길: 경주에서 감포로 가면 읍내 입구에 대형 가게 간판이 보인다.

▶ 황남빵 (경주시 황오동/ 빵)

경주 황남빵은 50년 넘는 오랜 전통에 걸맞게 맛이 뛰어나다. 앙금이 내는 적당한 정도의 달콤한 맛과 얄팍하고 부드러운 피의 어울림, 거기에 황남빵(25개 1만원)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서울까지 갖고 와서 먹는 것도 좋지만 역시 황남빵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최고다. 갓 구워냈을 때 따끈따끈한 맛에 먹으면 계속 집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경주 관광코스의 하나로 느껴질 정도로 경주를 대표하는 맛이다. (054)772-2784

* 찾아가는 길:경주시청 옆에 있다.

▶ 평양냉면집 (경주시 노동동/ 평양냉면)

평양냉면(5000원)과 함흥냉면(5000원) 두 가지를 다 겸비한 집이지만, 역시 옥호에 걸맞게 평양냉면이 훨씬 낫다. 지방에서는 드물게 전통적인 냉면 맛이 유지되는 집이다. 거무튀튀한 면발은 이빨 사이에서 툭 끊어진다. 배, 무, 배추, 오이, 돼지고기, 계란 등 냉면에 들어가는 고명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식초와 겨자를 써서 쭈욱 들이키는 시원한 육수와 툭툭 끊기는 면발의 어울림이 냉면 맛의 진미를 느끼게 해준다. 경주시내 한 가운데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쓰고 있다. 갈비탕, 육계장 등 한식 메뉴도 다양하다. (054)772-2448

*찾아가는 길: 경주 시내 대왕극장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경남] 고성군, 통영시, 한려수도

▶돌집가든(고성군 회화면/ 닭백숙)

닭백숙을 주문한 후에야 혹시나 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혹시 육회로도 주나요?” 했더니 “그럼요!”하고 씩씩하게 대답을 마친 주인 아주머니가 생닭을 얇게 썰어 주는 게 아닌가. 이 집도 닭의 품질에는 자신만만한 집이다. 조리하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강한 불맛으로 닭백숙 맛의 깊이를 그윽하게 담아낸다. 각종 한약재 향이 닭 한 마리에 구석구석 배어들어 다양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백숙의 마무리는 죽통밥이다. 죽통에 밥을 가득 담고 백숙과 함께 찐 밥맛이 좋다. (055) 673-2446

*찾아가는 길: 고성에서 마산으로 올라가는 국도 변에 자리잡고 있다.

▶ 뚱보할매김밥(통영시 중앙동/ 충무김밥)

세상에 통영처럼 김밥집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동네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게 통영이라 불려도 김밥만큼은 ‘통영김밥’이 아니라 ‘충무김밥’이다. 원래 충무김밥은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 몇분이 부두와 배 위에서 행상으로 팔던 간이음식이었다. 뚱보할매김밥 집이 유명한 이유는 ‘국풍 81’ 행사에 참가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김밥을 쌀 때 먼저 내용물을 넣으면 쉬이 축축해져 맛이 없기 때문에 김밥을 싼 후 오징어나 쭈꾸미 무침을 따로 내주던 아이디어 음식이 충무김밥(3000원)이다. (055) 645-2619

*찾아가는 길: 통영 시내 중앙시장 입구에 있다.

▶ 향토집(통영시 항남동/ 굴 요리)

굴을 듬뿍 넣고 지은 굴솥밥(6000원)이 이 집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싱싱한 굴맛이 밥에 고스란히 배어들었고, 고소함이 느껴진다. 갓 지어낸 굴솥밥에 굴 엑기스를 뽑아 간장에 섞은 양념장을 살짝 쳐서 먹으면 다 먹고 나서도 굴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집의 모든 메뉴에는 다 굴이 들어간다. 굴전, 굴전골, 굴뚝배기, 굴회 등 굴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메뉴에 도전하는 집이다. 조금만 시기가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굴인지라 싱싱함에 생명을 건다. 굴 하나만큼은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집이다. (055) 645-4808

*찾아가는 길: 통영 여객선터미널 앞 88낚시점 골목 안에 있다.

▶ 춘추한정식(통영시 항남동/ 한정식)

회무침과 가벼운 회 한 종류까지 딸려 나오는 밥상이 1인분에 7000원이다. 1만원짜리 상에는 회의 질이나 종류가 확연하게 바뀐다. 3000원 차이에 이 정도로 회의 수준이 바뀌는 건 해산물이 넘치는 통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 잡아올린 듯한 싱싱한 횟감 외에 돼지고기 수육, 굴젓, 쭈꾸미무침 등 다 해서 17~18 가지의 반찬이 상에 오른다. 통영에는 해산물 한정식집들이 몇군데 있지만 유명세에서는 춘추한정식만한 집이 없다. 그만큼 다양한 메뉴 변화를 꾀하면서 가격에 비해 만족스러운 상차림을 내놓기 때문이다. (055) 646-9005

*찾아가는 길: 통영 세관 뒤쪽에 있다.

▶ 호동식당(통영시 서호동/ 복국)

먹어본 바로는 통영에서 이 집과 서호시장 안에 있는 분소식당 복국 맛이 가장 좋았다. 두 집 다 맑은 복국의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집이다. 호동식당 복국(7000원)은 싱싱한 졸복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맑게 끓여낸다. 국물 맛이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통영에서는 복국에 파래 초무침과 파 양념장을 약간씩 넣어서 매콤새콤한 맛을 가미해 먹는 게 정석이다. 생물 복들이 내는 맛은 단순히 복어살을 먹는 촉감뿐만 아니라 국물 맛의 깊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담백한 복어를 먼저 집어먹고 나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뚝딱거리고 먹으면 온몸이 후련하다. (055) 645-3138

*찾아가는 길: 서호시장 비치호텔 앞 유명한약국 옆에 있다.

▶ 가마솥 시락국(통영시 서호동/ 시래기국)

시락국이란 경상도 사투리로 시래기국을 이른다. 시래기를 잘게 썰어 넣고 끓인 토장 해장국이라고 보면 된다. 구수한 장맛이 느껴지는 시래기국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여기에 고추와 산초,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서 먹으면 된다. 고추는 엄청나게 맵다. 자신만만하게 듬뿍 넣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다. 경상도나 전라도에서 많이 먹는 산초도 시락국에 풍미를 더한다. 코를 톡 쏘는 산초의 향이 맨송맨송해 보이는 시락국에 새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055) 646-8843

*찾아가는 길: 통영시 서호시장 안에 있다. 찾기가 쉽지 않다.

▶ 제주횟집(통영시 미수동/ 생선회)

통영의 생선회는 전국 어느 곳보다도 다양하고 싱싱한 편이다. 통영을 대표하는 횟감 중 하나는 볼락인데, 요즘은 너무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갓돔이 넘쳐 나지만 통영의 가을은 귀한 감성돔들이 흔해 보인다. 고소한 도다리 세꼬시, 졸깃졸깃한 농어회도 빼놓을 수 없다. 횟감이 다양한 통영에서는 흔히 ‘봄 도다리, 여름 농어, 가을 감성돔, 겨울 숭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회도 푸짐하고 맛있지만 제주횟집의 또다른 별미는 전복죽. 깨와 김을 살짝 뿌린 향긋한 전복죽(1만원) 맛이 일품이다. (055) 645-8905

*찾아가는 길: 통영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 가는 길 구다리 바로 아래 선창가에 있다.

▶ 도남식당(통영시 도남동/ 해물뚝배기)

도남식당 해물뚝배기(5000원, 7000원)는 미더덕, 참소라, 바지락, 돌게, 개조개, 꼬막, 물메기알, 홍합, 가리비, 쏙가재, 부채가재 등 철따라 재료가 다양하게 바뀐다. 7000원짜리에는 멸치회무침과 생선구이가 딸려나오기도 한다. 매일 바뀌는 재료들이 마치 충무 어시장을 뚝배기 한 냄비에 옮겨놓은 듯하다. 꼼꼼하게 싸고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해물뚝배기를 끓인다.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의 다양한 해산물 파티가 벌어지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싱싱한 해물에서 우러나는 국물 맛도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055) 643-5888

*찾아가는 길: 충무 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로 가다보면 분수대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제주시, 북제주군

▶유빈(제주시 삼도2동/전복요리)

최상급 쌀을 하루 전에 불려 뒀다가 전복 내장과 참기름을 같이 넣고 볶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람 수에 맞춰 적당량의 전복죽을 끓여내온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연한 초록빛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전복으로 회를 뜬 전복회(1kg 14만원)는 꼬들꼬들하면서도 탱탱한 전복살 맛이 살아 있다. 전복회는 맛도 좋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제주 근해산만으로는 양이 모자라 멀리 추자도나 충무산 전복을 쓴다고 한다. (064)753-5218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 방파제 근처에 있다.

▶미풍식당(제주시 삼도1동/해장국)

미풍식당은 새벽부터 택시기사들과 전날 마신 술 해장을 위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장국 국물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깊은 맛도 있다. 제주도 토종 고추와 마늘, 콩나물, 우거지, 당면, 선지, 머리고기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벌건 국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매운 맛이 느껴진다. 매운 맛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마늘 다진 걸 더 집어넣고 먹어도 된다. 시원한 깍두기 국물이 매운 맛을 시원하게 변화시켜준다. (064)758-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아카데미극장 근처에 있다.

▶성복식당(제주시 건입동/갈치회, 고등어조림)

제주시 부두 근처에는 갈치회집들이 많은데 그중 즐겨 찾는 곳이 성복식당이다. 고등어조림은 항상 토실토실한 고등어를 잘 조려서 내온다. 포동포동한 육질이 담백하고 간도 알맞다. 미리 삶아 뒀다가 다시 한 번 조리는 무에도 양념 맛이 듬뿍 담겨 있다. 입 안에서 슬슬 허물어진다. 겨울철에는 한참 살이 오른 고등어를 먹을 수 있다. 갈치회는 기름기가 약간 흐르면서도 달콤하다. 힘줄이 남아 있게 회를 뜨므로 씹는 맛도 좋다. (064)757-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서부두 방파제 갈치횟집촌에 있다.

▶돌하르방식당(제주시 일도2동/제주 전통음식)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메뉴도 '각재기국' 덜렁 하나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 집 각재기국 맛에 빠진 넥타이 부대, 택시기사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각재기란 다름아닌 전갱이 종류의 제주도 사투리다. 싱싱한 전갱이와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국물 맛이 개운하다. 주인 할아버지 혼자 아침에 시장을 봐온 후 직접 손질하고 기다리는 손님들 순서대로 각재기국을 내준다. 여기에 곁들이는 멜젓(큰 멸치 젓갈)이나 생선구이 등 모든 게 투박해 보이지만 제주도의 토속적인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064) 752-7580

*찾아가는 길: 제주시 사라봉 근처 소방서 뒷골목에 있다.

▶장춘식당(제주시 연동/제주 전통음식)

제주시에서 제주도 전통 음식을 제대로 내놓는 집으로 도라지식당과 장춘식당을 꼽는다. 제주도 음식은 서울 사람들 입맛에는 약간 거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제주도 고유 음식을 내놓는 장춘식당에선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고 시원한 갈칫국, 샛노란 성게 알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성게국을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오분재기를 구워낸 오분재기구이도 쌉쌀한 내장 맛까지 향이 퍼지면서 그윽하다. 탱탱한 참소라와 한치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 소라볶음도 매콤 짭짤한 게 먹음직스럽다. (064)742-8556

*찾아가는 길: 신제주 KBS 뒤쪽에 있다.

▶만선식당(제주시 건입동/활어 고등어회)

여름철 서부두 바닷가에 앉아 살아 있는 고등어 활어회를 먹는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다. 일식집에서 절인 고등어회나 초밥을 먹으면서 느꼈던 물컹거림이 활어 고등어에는 없다. 물컹거리기는커녕 쫄깃쫄깃하고 탱탱하기만 하다. 고등어회 외에 갈치회도 있고, 제주도의 토속적인 음식 물회도 먹을 수 있다. 한치를 넣은 물회 한 그릇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먹으면 한 여름 무더위마저 한 풀 꺾인다. (064) 758-9202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에서 서부두 방파제 들어가는 길에 있다.

▶어장군(제주시 연동/갈치조림)

질냄비에 큼직한 갈치를 통째 썰어 넣었다. 거대한 갈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러운데 무와 호박, 파도 큼직큼직, 고추도 통째로 집어넣었다. 빨간 국물에 푹 담긴 갈치조림은 싱싱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다. 자그마한 소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보말과 미역을 넣고 끓인 보말미역국의 초록빛 국물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제주도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다. 제주도식 돼지고기 제육인 '돔베(도마의 제주도 사투리)고기'로 씹는 맛이 풍부한 제주산 돼지고기 맛을 만끽해볼 수 있다. (064) 744-2258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 신제주 건설회관 뒤쪽에 있다.

▶우도회집(북제주군 우도면/생선회)

제주도 북동쪽에 자리잡은 우도는 제주도 서남쪽에 있는 모슬포(대정읍)와 더불어 제주 지역에서도 가장 생선회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파도가 센 바다에서 사는 생선들이 힘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쫄깃쫄깃한 돌돔(1kg 10만원)이나 담백한 뱅에돔 외에도 다양한 횟감을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회 한 접시 먹고 나면 조개껍질과 산호초로만 해변이 만들어졌다는 서빈백사해수욕장을 비롯해 우도의 절경을 둘러보자. (064) 783-0509

*찾아가는 길: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가면 선착장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서귀포시, 남제주군

▶진주식당(서귀포시 서귀포동/해물뚝배기)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해물뚝배기다. 이 해물뚝배기의 생명은 전복과 쌍둥이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은 오분재기를 얼마나 듬뿍 넣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분재기가 너무 비싸서 많이 넣을 수는 없지만 진미식당의 해물뚝배기는 오분재기와 조개로 우려낸 국물이 시원하다. 매운 고추를 가미한 된장과 조개 종류가 만들어내는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1만2000원)을 시켜야 오분재기를 예닐곱개 정도 구경할 수 있다. 사치스럽긴 하지만 오분재기볶음 같은 메뉴를 주문해 본격적인 제주도의 미각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064) 762-5158

*찾아가는 길: 서귀포 선비치호텔 뒤에 있다.

▶원덕성원(서귀포시 서귀동/꿩깐풍기)

서귀포에서 문을 연 지 50년 된 유서 깊은 중국집. 꿩 샤브샤브와 전국에서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 꿩 깐풍기가 특징이다. 끓는 국물에 꿩고기를 살짝 데쳐서 먹는 샤브샤브도 별미지만 압권은 역시 꿩 깐풍기다. 약간 맵다 싶을 정도로 고추, 마늘을 듬뿍 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깐풍기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외의 음식들도 중국 음식답게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요리들이다. 너무 매워 입을 후후 불면서 먹어도 매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고추짬뽕도 환상적이다. (064) 762-2402

*찾아가는 길: 서귀포 나폴리호텔 근처에 있다.

▶한라성(서귀포시 상효동/꿩샤브샤브)

꿩 한 마리를 고스란히 식탁 위에 올려놓는 데 있어선 이 집을 흉내내기는 힘들다. 가슴살, 간, 똥집 등을 포로 뜬 육회가 먼저 나온다. 탱탱하고 졸깃하다. 얇게 썬 꿩고기는 샤브샤브를 해서 먹으면 된다. 살짝살짝 꿩고기를 데쳐 가면서 부드럽게 넘기고 나면 메밀국수 사리가 나온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꿩고기로 끓인 육수에다간 숭덩숭덩 썬 투박한 메밀국수를 넣자. 결국 꿩 한 마리(3만5000원)를 앉은자리에서 빠짐없이 다 먹는 셈이다. (064)732-9041

*찾아가는 길: 서귀포 돈내코유원지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진미식당(남제주군 안덕면/다금바리회)

일본에서는 아이가 회를 못 먹으면 회맛을 가르치기 위해 다금바리나 돌돔으로 입맛을 들이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럴 만큼 다금바리는 육질이 좋은 고급 횟감이다. 다금바리만큼은 진미식당이 최고로 꼽힌다. 다금바리는 가격(1kg 15만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회맛만큼은 여느 생선이 따라갈 수 없다. 졸깃졸깃하면서도 기름지고, 혀에 착 달라붙는 회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칼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다금바리가 준비돼 있는지 꼭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게 낫다. (064) 794-3639

*찾아가는 길: 산방산 앞 사계리 포구에 있다.

 

주간조선 2000.9.21  1620호 특별부록.가면서 부드럽게 넘기고 나면 메밀국수 사리가 나온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꿩고기로 끓인 육수에다간 숭덩숭덩 썬 투박한 메밀국수를 넣자. 결국 꿩 한 마리(3만5000원)를 앉은자리에서 빠짐없이 다 먹는 셈이다. (064)732-9041

*찾아가는 길: 서귀포 돈내코유원지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진미식당(남제주군 안덕면/다금바리회)

일본에서는 아이가 회를 못 먹으면 회맛을 가르치기 위해 다금바리나 돌돔으로 입맛을 들이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럴 만큼 다금바리는 육질이 좋은 고급 횟감이다. 다금바리만큼은 진미식당이 최고로 꼽힌다. 다금바리는 가격(1kg 15만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회맛만큼은 여느 생선이 따라갈 수 없다. 졸깃졸깃하면서도 기름지고, 혀에 착 달라붙는 회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칼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다금바리가 준비돼 있는지 꼭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게 낫다. (064) 794-3639

*찾아가는 길: 산방산 앞 사계리 포구에 있다.

 

주간조선 2000.9.21  1620호 특별부록.

출처 : 퍼플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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