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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를때 ‘딸깍딸깍’…연골판 손상 의심해야

그루터기 Doodle 2008. 7. 27. 23:19
계단 오를때 ‘딸깍딸깍’…연골판 손상 의심해야
ㆍ건강한 무릎, 싱싱한 여름<上>
ㆍ소리가 나면서 통증 동반… 방치땐 관절염 유발연골연화증

무릎관절은 몸의 체중을 지탱할 뿐 아니라 움직임이 많은 부위로 하체를 주로 사용하는 마라톤이나 축구, 등산 같은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기 쉬운 곳이다. 특히 다친 이후에도 처음 한 2주간은 무릎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있다가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가 빠지고 통증도 줄게 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적절한 대처는 국내 인구 6명 중 1명, 5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80% 이상이 앓고 있다는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요즘, 나이 들어 무릎통증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젊어서부터 건강한 무릎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기축구회 주장으로 적극적인 활약을 해오고 있는 김국민씨(41)는 얼마 전 관절염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5년전쯤 축구를 하다가 무릎이 뒤틀리면서 넘어진 적이 있다. 그때 무릎이 붓고 아파 찜질을 몇번 해주었더니 통증도 사라져 내버려둔 게 화근이었다. 그때 무릎의 연골판이 손상됐었는데 오랜시간 방치해 무릎관절의 연골이 닳아 결국 관절염을 부르게 된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바른세상병원 수술장에서 서동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무릎 연골손상 환자에게 관절 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다.
#무릎관절의 쿠션 역할 반월상 연골판

무릎 속의 내측과 외측에는 각각 한개씩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판이 있는데, 둥근 모양의 대퇴골(넓적다리뼈)과 평평한 경골(정강이뼈) 사이에 뼈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무릎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무릎 뼈의 충격을 완화하는 작용도 한다. 하지만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찢어질 정도로 부드럽고 약해 일단 손상되면 잘 아물지 않는다. 무엇보다 연골판의 경우, 손상을 입어도 당장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다친 줄 모르고 계속 운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무릎을 움직일 때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상 정도 심해지기 전에 치료 받아야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판의 파열 여부를 확진할 수 있으며, 진단과 함께 내시경의 영상을 통해 환부를 수술할 수 있다. 연골이 손상돼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손상된 부위만 제거하거나 손상 부위가 혈액공급이 잘 되는 바깥쪽이라면 봉합해 나머지 부분을 살려 본래의 연골판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손상 정도가 심해 연골판이 제 기능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제거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연골판에 과도한 부담이 생기게 된다. 이럴 경우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어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므로 연골판 이식술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바른세상병원의 서동원 원장은 “관절염이 발생한 후의 그 진행속도 역시 정상 연골판을 가진 사람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관절염이 나타나기 전에 연골판 성형술 또는 봉합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열된 연골판 방치, 연골연화증 불러

한번 파열된 연골판의 경우,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그 상태로 오랜 시간을 방치하게 되면 합병증으로 연골연화증이 올 확률이 높다. 결국 연골연화증이 악화되면 보통 사람에 비해 최대 20년은 더 빨리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연골연화증은 연골판 파열의 합병증 외에 과체중이나 비효율적인 움직임, 불충분한 준비운동 등으로 무릎 연골이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또한 쉽게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일단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은 중단해야 하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가벼운 연골연화증은 2~3개월 정도의 휴식을 취하면 간단하게 치료가 되지만,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장기간 방치해 두면 심할 경우 연골손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하이알루론산 주사액을 관절 내로 투여, 손상된 연골을 보호하고 연골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 단, 장기간의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고 증상의 정도가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게 된다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인공관절 수술 후 전문적인 재활치료

연골의 일부분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환자 자신의 연골의 일부를 떼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이식술을 시행하면 효과적이다. 이식수술 후 약 6주가 지나면 보행이 가능하고, 3~6개월 후에는 가벼운 운동이 가능할 정도가 된다. 관절연골이 다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는 심한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연골세포가 부실해 이식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닳아 없어진 무릎의 연골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새 연골을 관절 사이에 끼워 주는 인공관절치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회복은 개인에 따라 몇주, 혹은 몇달 동안 지속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박효순기자 anytoc@kyunghyang.com>
스포츠칸 : 2008년 0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