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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라면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유명 음식품

그루터기 Doodle 2007. 8. 2. 16:58

 미식가라면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유명 음식품

 

떡갈나무 숲에서 자라는 송로버섯 "트러플"

요리 전문가들이 식탁 위의 다이아몬드, 시적 비밀을 지닌 음식 재료라고 극찬하고 있으며, 미식가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돈다는 버섯 중의 버섯 트러플(truffle). 야생 숲의 향기와 신선한 흙내음을 지닌 이 버섯은 인공재배가 안 되고 생산량도 적어 희소성이 높다. 트러플은 프랑스 남서쪽 페리고 지방의 흑트러플과 이탈리아 북서쪽 피에몬테 지방의 백트러플을 최고로 친다. 흑트러플은 물에 끓여 보관해도 그 향기를 잃지 않으나 백트러플은 끓이면 향기가 없어진다. 페리고 흑트러플을 이용한 가장 전통적인 음식은 거위간 페이스트이며, 수프·송아지고기나 바닷가재 요리에 넣기도 한다.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채취하는 이탈리아 백트러플은 날것으로 먹어야 제맛이며, 트러플을 넣어 먹을 요리는 그 맛이 단순한 것일수록 좋다.

 

지위와 부의 상징, 러시아의 철갑상어 알 "캐비아"

카스피 해, 흑해 및 볼가 강 하구 등에 주로 서식하는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caviar)는 보드카와 같이 러시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히며, 서양의 진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캐비아의 맛은 염장 기술이 좌우하는데, 소금에 절이는 작업은 철갑상어 포획 및 캐비아 처리용으로 특별히 건조한 배 위에서 이루어진다. 상어를 잡는대로 신속히 알을 꺼내 우선 체에 거른 후, 알을 펼쳐놓고 그 위에 손으로 소금을 뿌리고 버무려 단 10분 만에 염장을 끝낸다. 캐비아는 냉동시킬 경우 조직이 파괴되고, 너무 더운 경우에는 상하므로 항시 0   정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캐비아는 주로 샴페인을 곁들여 전체로 먹는다. 작은 스푼으로 깡통에서 바로 떠먹는 것이 가장 신선하다.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거위의 간 "푸아 그라"

푸아 그라(foie gras)는 캐비아, 트러플과 함께 서양의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최고급 요리 재료이다. 프랑스어로 푸아(foie)는 , 그라(gras)는 기름지다는 뜻으로 푸아 그라는 기름진 간을 말하며, 주로 거위와 오리의 간을 일컫는다. 푸아 그라는 기름지면서 부드럽고, 씹힐 듯 하면서도 씹히지 않고 입에서 녹아드는 독특한 육질이 일품으로, 테린이나 파테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날것 그대로 구워 먹기도 한다. 푸아 그라의 품질은 사료와 사육방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사료의 내용물과 구체적인 사육방법은 각 사육 농가의 비밀이라고 한다. 전문 식품점에서는 푸아 그라 날것을 파테나 테린으로 조리하여 손님이 필요한 양만큼씩 잘라서 판다. 푸아 그라 전채에는 약간 단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류나 샴페인이 잘 어울린다.

 

프랑스의 전채요리에 쓰이는 식용 달팽이 "에스카르고"

에스카르고(escargot)는 식용 달팽이 에스카르고로 만든 요리로, 에스카르고는 포도 잎을 잘 먹기 때문에 와인 산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부르고뉴와 상파뉴 지방에서 나는 동면 직전의 에스카르고가 기름기가 많고 살이 통통하여 맛이 좋다. 달팽이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은 수분을 유지시켜 주고, 혈관·내장 등에 활기를 찾아준다. 에스카르고 요리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부르고뉴식 구이로, 밑손질하여 익힌 살을 껍데기 속에 채워 넣고 향신 버터(소금, 후춧가루, 다진 마늘, 에샬로트, 파슬리 등을 고루 섞어 만든다.)를 가득 채워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버터가 녹아서 보글보글 끓을 때 오븐에서 꺼내어 뜨거울 때 바로 먹는데, 에스카르고의 오톨도톨 씹히는 감촉과 마늘과 버터의 톡 쏘는 향기가 특이하다. 먹을 때는 왼손으로는 에스카르고 체르라는 집게로 껍데기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작은 포크로 살을 찍어서 돌리듯이 빼서 먹는다. 접시나 껍데기에 남은 버터는 빵을 찍어서 먹으면 좋다. 에스카르고는 소라 맛과 비슷한데 부르고뉴의 샤블리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고급 중국 요리에만 쓰이는 건어물 제비집

중국 남쪽에 사는 금사연이라는 제비들은 해초나 작은 물고기를 물어다가 해안 절벽에 집을 짓는다. 이 제비들은 같은 장소에 여러 번 집을 짓는데, 해초만으로 맨 처음에 지은 집은 최고급 궁중 진상품으로 쓰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지은 집은 깃털이나 작은 가지 등이 섞여 있어 질이 떨어진다. 제비의 입에서 나오는 점액질에 의해 해초 등이 젤라틴처럼 교질로 바뀌고 이것이 모아져 둥지로 굳어진 것이 바로 제비집(연와, 燕窩)이다. 일본에서는 연소(撚巢)라고 한다.

 

제비집으로 요리를 하려면 먼저 더운물에 1주일쯤 불려 핀셋 같은 집게로 털이나 불순물을 모두 골라낸다. 준비한 육수에 불린 연소와 중국 햄, 영계, 표고버섯을 넣고 반투명하게 될 때까지 끓인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한다. 먹을 때는 국그릇에 제비집과 햄, 버섯, 야채를 고명으로 함께 담아낸다. 제비집 자체는 별 맛이 없으며 오래 끓여서 은은히 배어난 맛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특이하다. 홍콩이나 중국의 고급 식당에서는 연와 요리에 스푼이 2개 나오는데, 구멍이 송송 뚫린 스푼으로는 제비집을 건져 먹고, 구멍이 없는 나머지 스푼으로는 국물을 떠먹는다. 제비집에는 단백질·지방·칼슘·미네랄 등의 영양 성분이 풍부히 함유되어, 간장·폐 기능을 회복시켜 주고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는 등 회춘에 특효인 최고의 자양 강장식으로 꼽힌다.

 

씹히는 감촉이 독특한 중국의 수프 재료 상어 지느러미

우리 나라에서도 웬만한 중국 음식점에 가면 상어 지느러미(漁翅, 위츠) 수프를 맛볼 수 있다. 지느러미의 흰 살은 특별히 맛있지는 않지만 특유의 향이 나고, 연골 부분이라 씹히는 촉감이 독특하며, 지느러미에 결이 있어 맛이 속까지 잘 배어든다. 보통 상어 지느러미를 불릴 때는 먼저 마른 지느러미를 찬물에 담가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면 끓는 물에 넣어 1시간 정도 삶은 뒤 그대로 하룻밤을 둔다. 다음 날 검은 막을 벗겨내어 깨끗이 씻은 다음 다시 더운물에 넣어 30분 정도 끓여 뼈와 이물질을 없앤다. 이와 같은 작업을 3일 동안 3회 정도 하면 부드럽게 불어난다. 지느러미의 육질이 두껍고, 광택이 나며, 매끄러운 것이 좋고, 많이 불어나 크기가 클수록 상품이다. 상어 지느러미 수프인 삼사어시 수프는 풀어진 지느러미를 하룻밤만 물에 담갔다 헹군 다음 육수에 넣고 끓이다가 새우나 전복 등을 넣고 녹말을 푼다. 삼사()는 3가지 채 썬 재료를 넣었다는 뜻으로, 대개 게살·전복·새우살·해삼·표고·죽순·파 등을 넣는다.

 

말리거나 젓갈로 담가야 그 맛을 인정받는 일본의 3대 진미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 이전부터 3대 진미로 비젠의 숭어란, 오하리의 해삼창자, 고시젠의 성게알을 꼽았다. 이 3가지 모두 날것을 먹기도 하지만 말리거나 젓갈로 담은 것을 진미로 여긴다. 어란은 잘 말라 진한 갈색을 띠고 표면에 반점이 없어야 하며, 너무 크지 않고, 윤기가 나며 갸름하면서도 도톰한 것을 상품으로 친다. 말린 숭어알을 그대로 또는 얇은 막을 잘 벗겨내고 표면에 술을 발라 불에 살짝 구운 다음 아주 얇게 썰어 술안주로 내기도 한다. 또는 강판에 갈아서 다른 재료들을 무칠 때 넣으면 맛이 유별하다.

 

해삼창자젓은 고노와다라고 하는데, 신선한 해삼의 창자를 제거한 뒤 소금에 절인 것으로 병조림으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다. 해삼창자가 길수록 상품이고 호박색을 띠며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먹을 때는 먹기 좋게 잘라 미린과 달걀 노른자를 약간 넣고 버무린 뒤 작은 그릇에 담아 술안주로 내기도 한다. 성게알은 진하고 독특한 향과 혀끝에서 녹는 듯한 감칠맛이 나는데, 성게알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와사비 간장이나 폰즈에 찍어 먹거나 초밥으로 만들어 먹는다. 때로는 찌거나 굽기도 하지만 역시 날로 먹는 것이 으뜸이다. 서양에서는 레몬 즙이나 식초를 살짝 뿌려 먹는다. 가공한 성게알젓은 오징어, 해파리, 청어알, 패주, 해삼 등과 함께 무치면 훌륭한 술안주가 된다.

 

 

 

* "해외여행 가서 꼭 먹어야 할 음식 130가지"(한복진·황건중 지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