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국.인도.말레시아.일본.중국)의 미각 여행
아시아(태국.인도.말레시아.일본.중국)의 미각 여행
추천하고 싶은 태국음식 톰 얌 쿵, 얌 운 센, 캥 쿄왕
태국요리 중 추천할 만한 음식으로는 매운 새우 수프인 톰 양 쿵(tom yam kung), 당면 샐러드인 얌 운 센(yam un sen), 닭고기 커리인 캥 쿄왕(kaeng khieowan)을 꼽을 수 있다. 태국의 수프를 톰 양이라 하는데 태국의 식사는 국물이 있는 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프인 톰 얌 쿵은 중국의 상어 지느러미 수프, 프랑스의 부야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수프로 꼽힌다.
태국 사람들이 일상 식생활에서 가장 즐겨 먹는 생채는 채소와 향초가 많이 들어 있는 얌(yam)으로 일종의 샐러드이다. 얌은 원래 고추와 남플라, 마나오(라임), 파크치 등을 섞은 소스를 말하는데, 이것이 들어간 음식을 가리켜 얌이라고 한다. 얌은 재료를 바꾸어 다양한 종류를 만들 수 있는데, 그 중에 당면을 넣은 얌 운 센은 아주 일반적으로 즐겨 먹는 것으로 언뜻 보면 우리의 잡채와 비슷하다. 쌀로 만든 가는 당면을 데쳐서 익힌 새우와 오징어, 볶은 돼지고기와 양파, 목이버섯, 오이 등을 얌으로 고루 무쳐 접시에 양상추나 상추잎을 깔고 담은 다음 위에 파크치를 뿌린다. 아주 간단한 샐러드여서 전채로 먹으면 식욕이 증진되어 나중에 나오는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커리는 태국에서는 아주 보편적인 요리의 하나로 보통 밥이나 국수에 얹어서 먹는다. 커리에 넣는 재료나 향신료는 집집마다 또는 식당마다 다르다. 캥 쿄왕은 푸른색의 고추를 듬뿍 넣어 녹색이 나기 때문에 그린 커리(green curry)라고도 한다. 많은 종류의 커리 중에서도 코코넛 밀크가 많이 들어가 부드러운 맛을 내므로 너무 오래 끓이지 않도록 한다. 커리 페이스트는 고추를 비롯하여 카르타몬, 바이마클, 레몬그래스 등의 향초와 향신료를 절구에 으깨어서 만든다. 건지로는 새우·쇠고기·닭고기·생선 등과 가지·피망 등을 넣는데, 특히 캥 쿄왕은 여러 가지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손으로 먹는 인도의 주식 쌀, 난, 차파티
인도에서는 전통적으로 손으로 식사를 하는데 오른손으로 음식을 섞은 후 집어서 입으로 옮기는데 손놀림이 우아하고 민첩하다. 이들은 음식을 먹을 때 미각과 시각으로 느끼는 것 외에 촉감으로도 요리의 맛을 즐기는 또 다른 기쁨을 갖는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탄두리라는 화덕을 이용하여 요리하는데, 깊은 바닥에 장작불을 피워 충분히 달군 다음 그 안에 식품을 넣어 굽는다. 난은 정제한 흰 밀가루를 반죽해 발효시켜 넣은 잎사귀 모양으로 얇게 늘여서 구운 빵으로, 약간 부풀어 오른다. 차파티는 통밀로 빻은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반죽하여 발효시키지 않고 1~2mm 정도의 두께에 20cm 정도의 원판형으로 얇게 밀어서 달군 돌판이나 철판 위에서 굽는다.
향신료와 코코넛 밀크를 넣은 말레이시아의 밥 나시 레마크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식사한다’는 것을 ‘쌀을 먹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만큼 쌀을 아주 중요시한다. 흰밥도 먹지만 향신료와 코코넛 밀크를 넣고 밥을 짓는 경우가 많으며, 나시 레마크는 코코넛 밀크에 판단 잎, 매스, 계피, 후추 등을 넣고 지은 밥으로 아주 즐겨 먹는 요리이다. 노점에서는 나시 레마크를 구운 생선이나 삶은 달걀 등의 반찬과 함께 바나나 잎에 싸서 파는데, 음료와 함께 먹으면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충분하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생일, 결혼식 등 경사스러운 날에는 나시 구닛이라는 터메릭을 넣은 노란색의 밥을 짓는다. 불린 찹쌀에 마늘. 터메릭, 후추, 판단 잎을 넣고 밥을 지어 코코넛 밀크를 섞고, 양파를 곁들인다.
요리마다 먹는 방법이 다른 일본의 식탁예절
가이세키(會席) 요리를 먹을 때 전채요리는 먼저 왼쪽 요리부터 먹고 난 다음, 오른쪽 요리, 가운데 요리 순서로 먹는다. 다리가 달린 유리컵이나 고바치는 왼손에 들고 먹는데 맑은 국은 왼손으로 국그릇을 감싸듯이 누른 다음 오른손으로 뚜껑을 연다. 국을 먹을 때는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이용하여 건지를 누르면서 국물을 조금씩 마신 다음 건지를 먹는다. 생선회는 흰살 생선, 조개류, 붉은살 생선의 순으로 먹는다. 회를 먹을 때는 먼저 작은 접시에 간장을 따르고 여귀싹과 깨꽃송이를 젓가락으로 훑어서 간장에 넣은 다음 와사비는 넣지 말고 생선에 와사비를 약간씩 묻혀서 간장에 찍어 먹는다.
구이를 먹을 때는 생선 머리의 윗부분부터 꼬리 쪽으로 젓가락을 넣어 살을 들어낸 다음 뼈는 접시 위쪽으로 치워놓는다. 조림의 경우 큰 것은 젓가락으로 잘라서 먹는데, 잘 잘라지지 않을 때는 입에 넣고 반드시 입가를 가린 다음 잘라먹도록 한다. 국물은 젓가락을 상에 놓고 양손으로 그릇을 들고 마신다. 튀김 중 덴부라는 앞에서부터 차례로 덴츠유에 무즙을 넣어서 찍어 먹는다. 찜을 먹을 때는 그릇이 간혹 뜨거울 때가 있으므로 조심해서 뚜껑을 열어야 하며 들고 먹을 때는 그릇을 왼손에 잡고 오른손에 젓가락을 쥐고 먹는다. 먹고 나서는 뚜껑을 도로 덮어놓는다. 마지막에 나오는 밥과 된장국도 물론 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먹는다. 식사가 다 끝나면 젓가락을 원래 담겨 있던 봉투에 넣거나 종이에 싸서 제 위치에 놓는다.
큰 접시에 담긴 요리를 나누어 먹는 중국의 식사 예절
중국요리는 한 식탁에 둘러앉아서 큰 접시에 나온 요리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는데, 식탁의 가운데 부분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다. 요리가 큰 접시에 담겨 나오면 먼저 주빈부터 덜도록 배려하고, 주빈 옆에 앉은 순서로 식탁을 돌리면서 각자가 먹을 양만큼 개인 접시에 덜어내는데 옆 사람을 위하여 회전 식탁을 조금씩 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여주는 것이 예의이다. 큰 접시에서 덜어낼 때는 서빙용 나이프나 스푼을 사용하며, 쓰고 나서는 접시 밖으로 너무 나오지 않도록 들여놓는다.
중국 식탁에서는 스푼과 젓가락의 사용법이 구분되어 있다. 스푼은 탕을 먹을 때 사용하고 다른 요리를 먹을 때는 젓가락을 쓰는데, 밥이나 국수는 젓가락을 사용한다. 양손으로 먹을 때는 왼손에 스푼을 들고 요리나 국수를 덜어 담은 다음 오른손에 쥔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는다. 그리고 밥이나 탕이 담긴 그릇은 손에 들고 입 가까이 대고 먹는다. 탕을 먹고 나서는 스푼을 뒤집어 놓는데, 이는 사용하고 난 수저를 남에게 보이는 것을 실례로 여기기 때문이다.
새우와 게 요리가 특히 맛있는 상해 요리
상해는 예전부터 서양과의 무역이 활발하여 유럽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국제적인 감각의 요리가 많이 발달하였다. 대표적인 요리는 후셰의 통찜인 증해, 술 취한 새우 찜인 취하, 자라 간장 조림인 홍소갑어, 조기찜인 청증황어, 장어 튀김인 위선, 용정차와 새우볶음인 용정하인 등 다양한 생선요리가 있고, 닭 진흙통구이인 규화계, 돼지고기 조림인 동파육, 돼지고기 간장 조림인 홍소육, 오향우육이 유명하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이름난 작은 만두인 소룡포, 양면을 노릇하게 지져 볶은 국수인 양면황, 꽃빵 등이 있다.
껍질만 먹는 사치스러운 요리 베이징 오리구이
대표적 북경요리인 베이징 오리구이는 영어로 패킹 덕(pecking duck)이라 불리는 요리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식당에 가면 조리사가 먼저 구운 오리의 노릇한 껍질을 한입에 알맞은 크기로 저며서 둥근 밀전병에 얹고 파채와 춘장을 넣은 다음 둥글게 말아서 각자의 접시 위에 놓아준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오리껍질을 부드러운 밀전병에 싸서 입안에 넣고 씹으면 달짝지근한 춘장과 상큼한 파의 향이 더해져 아주 절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리구이는 본래 껍질만 싸서 먹기 때문에 살이 그대로 남게 되는데, 손님이 원하면 남은 오리고기를 토막내어 볶거나 찌는 요리를 만들어 준다.
소동파가 만든 돼지 삼겹살 조림 동파육
돼지고기조림인 동파육은 시인 소동파의 이름이 붙어서 더욱 유명해진 요리이다. 동파육을 만들려면 우선 껍질이 붙은 돼지 삼겹살 덩어리를 준비해 끓는 물에 대강 삶거나 기름에 튀겨낸다. 이렇게 하면 오래 익혀도 고깃덩어리가 부서지지 않고, 여분의 기름이 빠져서 맛이 담백하다. 데친 돼지고기는 물에 씻어 다시 냄비에 담고 설탕, 간장, 술, 파, 생강 등을 넣은 다음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오랫동안 조린다. 고기가 연해지면 다시 사기 그릇에 담아 찜통에 쪄낸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은 부위이지만 이런 방법으로 요리를 하면 껍질의 젤라틴과 한데 어울려서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며, 맛도 그리 느끼하지 않다. 맛이 골고루 밴 연한 돼지고기는 큼직하게 썰어서 데치거나 또는 볶은 푸른 채소를 담아 내거나 죽순조림을 곁들인다.
*"해외여행 가서 꼭 먹어야 할 음식 130가지"(한복진·황건중 지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