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가는 부산 맛집] 너구리 순대 돼지국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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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몰래가는 부산 맛집] 너구리 순대 돼지국밥- 속이 꽉 찬 순대~
그루터기 Doodle
2007. 6. 23. 00:54
거리에서 파는 당면 순대를 먹은 후 모질게 배탈이 난 적이 있다. '순대는 다시 못 먹겠구나'라고 생각해 왔는데 마침 맛집기행 회원들에게 부산 전포동 '너구리 순대 돼지국밥'을 추천받았다. 직접 만든 순대가 일품이라는 이야기에 예전 기억도 지우고 정말 제대로 된 순대를 맛보자는 마음으로 퇴근길에 전포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식당이 큰길가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앞에 큰 아파트가 있어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가게가 지저분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밝은 조명에 인테리어도 깔끔해 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집이다. 자리를 잡자마자 순대와 수육이 함께 나오는 모듬 순대를 주문했다. 얼마 후 먹음직스런 순대와 수육이 야채절임 겨자 간장소스 새우젓 등과 함께 나왔다. 양이 생각보다는 푸짐하지 않다. 그래도 기름 소스에 살짝 찍어먹으니 순대맛이 일반 순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꽉찬 순대 속이 쫀득하면서도 고소하게 씹힌다. 나중에 물어보니 속에 양배추 부추 양파 등 각종 야채 외에 호두 잣 등 견과류를 넣었단다. 수육 중에서는 머릿고기가 가장 쫄깃하다. 다만 삼겹살과 항정살은 비린내도 살짝 나고 씹히는 맛이 머릿고기만은 못하다. 순대 전골은 술안주로 딱일 듯하다. 순대와 함께 새우 미더덕 조개 등 각종 해물을 한 냄비에 넣고 보글보글 끓여주는 데 보기와는 달리 그리 맵거나 짜지 않고 담백하다. 특히 해물향과 매운 양념이 밴 순대는 그냥 먹는 순대보다 더 감칠맛이 난다. 이집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메뉴가 있다. 바로 라면 순대국밥. 순대국밥에 라면을 넣은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날계란을 톡 깨서 넣고 부추상추 절임을 살짝 곁들여서 먹으면 색다른 국밥이 탄생한다. 라면과 국밥이 함께라니 느끼하지 않을까 싶은데 해물 육수가 시원해 궁합이 의외로 맞다. 매일 직접 담근다는 김치나 깍두기를 얹어 먹어도 좋다. 이날 너무 배가 불러 먹지 못하고 며칠 뒤 들러 맛 본 돼지국밥은 어른들이 딱 좋아할 맛이다. 들깨가루를 솔솔 뿌려 넣어 고소하고 팽이버섯과 고기가 맛깔스럽게 씹힌다. 이 집 황두영 사장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원래 식도락가였던 황 사장은 "20년간 순대만 만들어온 아주머니들과 1년 여간 음식을 연구해 지금의 너구리 순대와 국밥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왜 너구리 순대냐고 물으니 "사실 처음에 부르기 좋아 너구리라 부르다 연관성을 생각한 끝에 너구리가 동면 취하기 전 먹는 음식들을 순대 속에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얼마 전 망미동에 직영점을 냈다. 맛이 본점과 다르지 않겠냐고 물으니 "그날 그날 음식을 만들어 바로 운반하기 때문에 맛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선 계절별로 독특한 순대를 맛 볼 수 있다. 특히 봄에는 쑥을 넣은 선지쑥순대를 선보인다고. 지금은 선지야채순대, 고추순대 등이 나온다. 다만 순대가 식으면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난다. 포장도 가능하다. 순대 모듬 소짜 7000원, 대짜 10000원, 돼지국밥 4000원. (051)804-3141 # 찾아가는 길 부산 전포동 대우 디오빌 아파트 뒤편 건물. 지하철 부전역 2번 출구로 나와 적십자 회관 쪽 사거리 건너면 됨. 주차 가능. # '부산 맛집 기행'회원들의 20자 평 -순대가 입에서 살살 녹아요. 수육보다는 순대가 훨씬 맛있어요. -시래기 해장국, 해장으로 딱이에요. -라면 순대국밥은! *몰래 가는데 어떻게 사진기자의 음식 사진이 나오나 궁금해 하시는 독자들이 많아 취재 과정을 설명해 드립니다. '몰래가는 맛집'은 기자가 다음 카페 부산맛집기행의 추천을 받아 여러 식당을 직접 들른 후 맛이 좋고 소개할 만한 집만을 골라 나중에 다시 방문해 취재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일절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음식맛을 보고난 뒤 객관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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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www.kookje.co.kr),입력: 2007.06.07 16:23 |